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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한 가지 약으로 개선 안 되는 치매, 효능 다른 약과 병합치료”

중앙일보 2016.09.19 00:02 주말섹션 2면 지면보기
인터뷰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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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성모병원 양동원 교수가 치매 조기 진단의 중요성과 단계별 치료법을 설명하고 있다. 프리랜서 송경빈

과학과 의술의 발달로 이른바 ‘백세시대’가 열렸다. 수명 연장이 재앙이 아닌 축복이 되려면 건강을 지켜야 한다. 몸이 아파 스스로 일상생활을 꾸릴 수 없다면 행복한 노년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대인이 가장 두려워하는 질환 중 하나로 치매가 손꼽히는 이유다.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서울성모병원 신경과 양동원(대한치매학회 정보이사) 교수를 만나 효과적인 치매 예방·치료법을 들었다.
 
국내의 치매 환자 현황은.
“전국의 치매 환자는 65만 명(2015년 기준) 안팎이다. 보건복지부에서는 환자 수가 2024년에는 100만 명, 2041년에는 2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한다. 치매 진단이 빨라지면서 40~50대에서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어떤 식으로든 치매 유병률을 낮추지 않으면 국가적 재앙이 닥칠 수 있다. 현재 치매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임상 연구, 치료법 개발 같은 질환 극복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치매 전에 나타날 수 있는 단계별 질환은.
“나이가 들수록 스스로 기억력이 떨어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 정상적인 노화 현상이 아니라면 주관적 기억장애, 경도인지장애를 호소하다 치매 단계로 이어질 수 있다. 뇌에선 이미 주관적 기억장애일 때부터 변화가 나타난다. 다만 일상생활을 하는 데 문제가 없고 인지기능검사를 하면 정상 범위로 나온다. 여기서 한 단계 심해지면 경도인지장애가 된다. 기억력 수준이 정상치보다 떨어지기 시작한다. 치매 단계에 들어서면 인지기능 저하는 물론 독립성이 무너지고 이상행동을 하게 된다.”
조기 진단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는.
“대표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의 경우 뇌의 변화가 일찍부터 찾아온다. 인지기능 검사가 정상이고 일상생활에 무리가 없더라도 뇌 사진을 찍으면 알츠하이머병에서 나타나는 아밀로이드 단백질이 보인다. 치매는 장기간에 걸쳐 병이 계속 진행된다. 조기에 진단해 치매 단계로 넘어가지 않도록 미리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조기에 발견하려면 평상시 기억력 변화를 잘 살펴야 한다. 예컨대 누구나 사람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힌트를 주면 금세 떠오른다. 기억이 저장돼 있지만 쉽게 끄집어내지 못할 뿐이다. 그러나 힌트를 줬는데도 계속 이름을 기억해내지 못할 땐 얘기가 다르다. 머릿속에서 기억이 아예 지워졌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전조증상으로 의심할 수 있다.”
치매 진행 과정에서 할 수 있는 치료법은.
“주관적 기억장애일 때부터 뇌기능을 끌어올리는 시도를 한다. 뇌에 영양을 공급하는 약을 먹거나 유산소 운동을 하는 식이다. 기억·집중력을 키우는 훈련을 하고 활발한 사회활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경도인지장애 및 치매 단계에서는 진행 정도와 특성에 맞춰 치료한다. 치료제는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고려해 선택한다. 약은 진행 속도를 늦추고 인지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약에 대한 반응에 따라 단일 혹은 병합요법 여부를 결정한다.”
단일 치료와 비교했을 때 병합 요법의 장점은.
“치매 환자는 한 가지 약을 먹기 시작해 별다른 효과가 없으면 복용량을 늘린다. 그래도 안 되면 약 종류를 바꿔 본다. 이때도 반응이 없을 땐 결국 병합 요법을 시행한다. 복용할 수 있는 약마다 뇌에서 작용하는 원리와 기능이 다르다. 단일 치료제만 먹었을 때보다 약을 병합해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당연히 상승한다. 치매환자를 장기 추적한 연구결과를 보면 병합 요법을 썼을 때 뇌 손상이 줄고 인지기능이 좀 더 올라간다. 뇌 기능이 떨어지는 진행 속도 역시 더 늦출 수 있다. 다양한 동물시험, 약물 임상시험을 통해 증명된 사실이다.”
환자의 이상행동 때문에 보호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데.
“치매환자의 특징 중 하나가 흥분을 잘하고 과격한 행동을 보인다는 점이다. 보호자들이 환자의 기억력 문제보다 이런 공격성 때문에 더 힘들어한다. 심각할 땐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 치매 치료제 중에서도 학습·언어, 기억 기능 호전과 함께 흥분성을 자제하는 데 효과를 보이는 약이 있다. 부작용 측면에서 향정신성 의약품보다 훨씬 낫다. 인지기능을 개선하고 행동조절에 도움이 되는 약을 함께 쓰면 치료에 더 효과적이다.”
치매를 예방하고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은.
“치매를 예방하려면 40~50대부터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가장 좋은 건 규칙적인 운동이다. 뇌 혈류가 상승하고 뇌를 자극해 활성화 물질이 많이 나온다. 사람들과 어울리거나 새로운 것을 배우는 활동도 좋다. 중년기에 뇌를 건강하게 잘 써야 노년이 됐을 때 뇌에 여력이 많이 남는다. 기억을 못할 때까지 술을 마시거나 담배를 많이 피우면 뇌 손상이 왔을 때 쉽게 치매로 진행될 수 있다. 치매는 치료를 빨리 시작해 기능을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인지기능을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적절한 약물치료와 함께 운동, 활기찬 생활, 뇌를 쓰는 활동을 하면 추가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인지기능 개선, 행동 조절 약
두 종류 함께 쓰면 더 효과적

김선영 기자 kim.sun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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