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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한진해운 영업망·노하우 살리는 구조조정을

중앙일보 2016.09.19 00:01 경제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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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회생절차에 들어간 국내 최대선사인 한진해운은 연간 7조원의 매출을 올리는 정기선사이다. 비록 현재 부채가 많은 점은 부인할 수 없지만, 2015년의 경우 영업에서는 흑자가 났다. 한진해운은 하역료, 도선료, 예선료, 선박연료대금, 선원의 임금, 용선료, 금융이자 등으로 7조원을 쓰거나 지급한다.

한진해운이 없어진다면 이곳에서 수입을 의존하던 많은 경제주체들의 생계가 위험에 처한다. 한진해운은 1949년 설립된 대한해운공사의 후신으로서 그 영업망과 노하우를 이어받았다. 지난 70년간 선원, 해운행정가, 육상의 영업담당자등 관련자들의 피와 땀이 쌓여 한진해운이 존재하는 것이므로, 회사의 생사 결정에는 해운 및 무역종사자들의 의사도 반영되어야 한다.

무역입국을 하기 위해서는 건실한 해운업체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우리 상품을 실어 나르는 역할도 해운에 있어 중요하지만, 외국상품 운송에서 얻는 운임수입의 비중도 크다는 점을 잊지 말자. 한국해운은 2000년대 초반 반도체, 자동차, 선박수출과 함께 4대 외화가득 산업이었다. 우리 해운사가 없다면 제3국간 운송에서 운임수입을 얻지 못하게 된다.

부채가 많은 해운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한진해운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7조원의 매출이 모두 없어지는 구조조정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매출 규모 7조원의 한진해운이 가진 영업망과 노하우를 그대로 이어가는 구조조정이어야 한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물류대란이란 하역작업이 되지 않아 화물이 수입자의 수중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한진해운의 신뢰가 추락하고 있으며 영업망도 깨어지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하면 회생계획안이 나올 수 없고 한진해운은 청산으로 가게 될 것이다. 다른 해운회사와의 인수·합병(M&A) 등 모든 시나리오는 현재의 한진해운의 건실한 영업망과 인력, 노하우가 그대로 존재한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하다. 그렇지 않다면, 정기선사 하나가 없어지는 큰 손해를 입게 된다. 전 세계적인 물동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선박의 수가 많기 때문에 선박의 수가 줄어야 하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어느 정기선사가 먼저 도산되는지 국제적인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의 허무한 도산은 외국의 정기선사만 이롭게 하는 것이다.

채무자인 한진해운과 한진그룹, 채권단 그리고 정부와 법원은 거시적인 관점에서 모든 역량을 결집해 현재의 물류대란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한진해운이 영업망을 그대로 가진 채로 회생의 길로 들어가도록 노력하자. 지난 30년간 누적된 한진해운의 총매출이 국민경제에 미친 긍정적인 효과도 생각해야 한다. 또 2002년에서 2007년까지의 5년간 이어진 한국해운의 최대 호황기도 생각해보자. 지금은 10년 불황의 끝자락이고 곧 기다리던 호황기가 우리를 찾아올 것이라는 희망을 가져야 한다.


김 인 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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