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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울산·경주 지진피해 893건…재난지원금 받기는 어려워

중앙일보 2016.09.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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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울주군 제공]

지난 12일 오후 9시쯤 울산시 남구에 있던 김모(55)씨는 지인에게서 “외와마을의 집이 파손됐으니 빨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김씨는 수년 전부터 건강 때문에 요양을 위해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에 황토로 전원주택을 지어 생활해 왔다.

한달음에 집으로 달려간 김씨는 깜짝 놀랐다. 황토로 된 단층 지붕이 50㎝ 내려앉아 집 안으로 들어갈 수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김씨 집뿐만 아니었다. 마을에 있던 교회는 첨탑이 반쯤 기울어졌고, 마을의 다른 집들도 담벼락에 금이 가거나 기와로 된 지붕이 무너져 내리거나 기와가 떨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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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택 균열 등 피해를 입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에서 18일 적십자대원과 공무원,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경상일보]

문현달 외와마을 이장은 “2차례 지진이 이어지면서 마을 주민들이 놀라 집 밖으로 뛰어나오다 무릎 등을 다치거나 가재도구가 넘어지면서 찰과상을 입은 주민이 있다”면서 “17일까지 여진이 이어지면서 경로당 등으로 주민이 대피하는 등 큰 소란이 있었다”고 말했다.

지난 12일 경주시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부산·울산·경남에서는 총 893건의 재산피해가 접수됐다. 울산의 경우 울주군에서 총 781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울주군 두서·상북면과 언양읍에 피해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외와마을은 전체 70가구 중 30여 가구가 피해를 본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기와로 된 지붕이 일부 부서지거나 벽에 금이 가고, 담장이 무너지는 등의 피해였다. 두서면사무소 관계자는 “18일 현재까지 외와마을에선 총 51건의 피해신고가 접수됐고 이중 2명이 가벼운 부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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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택 균열 등 피해를 입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에서 18일 적십자대원과 공무원,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경상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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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택 균열 등 피해를 입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에서 18일 적십자대원과 공무원,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경상일보]

외와마을 피해 주민 중 10여 명은 현재 마을 경로당에서 생활을 하고 있다. 일부 주민은 다른 지역에 사는 가족들의 집에 피신을 한 상태다. 문 이장은 “마을 전체가 폭탄을 맞은 듯 피해를 입어 추석 명절은 대부분 복구 작업을 하느라 바빴는데, 태풍으로 비마저 계속돼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울주군은 피해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17일부터 긴급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비로 인한 추가피해를 막기 위해 비닐 천막으로 임시 가림막을 하거나 담장 복구 등에 나섰다. 울주군 관계자는 “울주군에 지진 피해가 집중돼 현재 인력을 동원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며 “태풍으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게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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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택 균열 등 피해를 입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에서 18일 적십자대원과 공무원,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경상일보]

부산에서는 모두 89건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부산진구 양정동 한 빌라에서 21개월 된 영아가 2차 지진 때 넘어지면서 턱밑이 찢어져 인근 병원에서 봉합수술을 받은 1건 뿐이다.

재산피해 89건은 주택 등 단독주택 등의 벽체균열이 36건으로 가장 많았다. 나머지는 건물 내장재 탈락 9건, 담장파손 9건, 기와탈락 8건, 유리파손 6건, 도로균열 5건, 낙하물에 의한 차량파손 3건, 석축파손 1건, 수도관 파손 1건 등이다. 화분이 깨지거나 TV가 넘어지는 것과 같은 기타피해도 11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공공시설물 피해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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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주택 균열 등 피해를 입은 울주군 두서면 내와리 외와마을에서 18일 적십자대원과 공무원, 주민들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제공 경상일보]

경남에서는 23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건물 벽에 금이 가거나 기와로 된 지붕이 일부 부서지거나 도로에 금이 간 것이 대부분이다. 지난 12일 김해시 부원동에서는 복합쇼핑몰인 아이 스퀘어몰의 건물 3층에 있는 뷔페(더파티)의 천장 일부가 무너져 내렸다. 3층에는 당시 손님들이 있었으나 긴급대피해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다. 또 3층 뷔페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옆 1개 기둥의 외장재가 뒤틀어져 어긋났다. 김해시 등은 사고 직후 건물에 시민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다음주 중 긴급 복구 공사가 예정돼 있다.

국민안전처와 자치단체는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 위해 19일까지 피해조사를 할 계획이다.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지진은 자연재난에 포함돼 사유시설인 주택에 피해가 생겼을 때도 태풍·호우피해 때와 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주택은 반파 이상의 피해가 발생해야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반파는 주요 구조물이 50% 이상 파손돼 수리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 전파는 주요구조물의 50% 이상 파손돼 개축하지 않고는 사용할 수 없는 경우다. 단 공장·상가·자동차 등은 재난지원금 지원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번 지진으로 부울경에서는 개인 주택 등이 많이 파손됐으나 반파 이상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돼 재난지원금을 받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부산·울산=황선윤·위성욱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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