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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서 들고나온 전술핵 배치, 야권은 전원 반대

중앙선데이 2016.09.18 01:42 497호 3면 지면보기
북핵(北核)이 정치권의 핫이슈로 부상했다. 지난 9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강행하면서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전 배치가 임박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북핵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국민적 관심사로 떠올랐다. 여야 대선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각 후보는 저마다 ‘북핵’ 처방전을 내놓으며 차기 지도자로서의 면모를 보여 주려 하고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17일 “남북관계와 안보는 대선주자로서 다루는 가장 큰 주제이자 보혁(保革)구도가 선명히 갈라지는 이슈”라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로 일어난 불길에 북핵이 기름을 부으면서 논쟁이 더욱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특히 여권 일각에선 미군의 전술핵 반입과 같은 핵무장론까지 제기하면서 적극적으로 ‘대북강경론’을 띄우고 있다. 반면 야권은 ‘6자회담 복원’ 등 김대중 정부 때부터 추진해 온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자는 입장이다. 여야 대선주자 9인이 구상하는 북핵 대처방안을 살펴봤다.


핫이슈 북핵, 대선 예비 후보군 9인에게 물어보니

올여름 정국을 뜨겁게 달궜던 사드 배치에 대한 여야의 입장은 극명히 엇갈린다.



새누리당 후보들은 모두 찬성이다. 새누리당은 지난달 30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사드 배치 찬성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방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도 “이제 북핵과 미사일에 대비하기 위한 사드 배치의 필요성이 더욱 명백해졌다”고 말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방어 체계인 사드뿐 아니라 ‘킬 체인(Kill Chain·도발원점 선제타격 체계)’ 등 자체적인 선제타격 수단도 조속히 마련하자”고 주장했다. 유승민 의원은 19대 국회 때부터 국회 내 대표적인 ‘사드 배치론자’였고, 오세훈 전 서울시장도 사드 배치를 지지한다.



문재인·김부겸·안철수 사드에 부정적반면 야권은 대체로 반대 기류가 강하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7월 정부의 사드 배치 결정에 대해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을 왜 졸속으로 서두르냐”고 비판했다. 문 전 대표 측은 “사드 배치 결정을 내리기 전에 주변국을 충분히 설득했어야 했다”며 “이제라도 국회 동의와 비준을 통해 이에 대한 국민적 공론을 잘 모아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월 성주를 찾아 “사드 배치를 기정사실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던 김부겸 의원이나 “국회 비준 등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사드에 부정적 입장이다. 다만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유보적이다. 안 지사 측은 “한·미 군사동맹을 유지하면서도 주변국들의 긴장관계를 해소할 수 있는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사드가 남북관계를 다루는 논의의 핵심은 아니다”며 비켜섰다. 박 시장 측도 “배치가 필요한 지 논의가 더 필요한 사안”이라고 답했다.



원래 야권에선 ‘사드 반대’ 목소리가 높았다. 국민의당은 지난 7월 ‘사드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의 5차 핵실험이 터지면서 대북 강경여론이 비등하자 야권에서도 변화 기류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야권 주자들은 사드 자체보다는 국회 비준과 주변국 동의 등 절차적 문제에 집중하는 분위기다. 야권 관계자는 “안보 문제에서 대안 없이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부담이 크다”며 “섣불리 사드라는 화약고에 뛰어들기보다는 일단 공을 여권에 다시 넘기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술핵 배치는 여권 일각에서 들고 나온 북핵 대처방안 중 하나다. 전술핵은 야포나 미사일로 발사할 수 있는 소규모 핵무기다. 핵무장을 통해 북한의 핵 위협을 무력화하자는 논리다. 이른바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다. 그동안 전술핵 배치는 1991년 노태우 정부 시절 추진된 남북 ‘한반도 비핵화 선언’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에 그동안 언급이 금기시됐다. 하지만 북한이 이를 먼저 위반한 데다 기존의 각종 제재만으로는 북한의 핵 개발을 억제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김무성 전 대표는 9일 페이스북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 미국의 핵무기 배치 등 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동원해야 할 때”라며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승민 의원도 “미국의 전술핵 배치나 핵잠수함 도입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훈 전 시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체계적으로 진전돼 규탄결의안 등 구호로만 대응하기엔 너무 엄중하고 심각하다”며 “전술핵 재배치를 포함해 모든 강력한 제재 수단과 방법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공론화하자”고 주장했다. 남경필 지사는 전술핵 배치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한반도 반입엔 반대한다. 대신 남 지사는 “이른 시간 내에 작전 전개가 가능하도록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전술핵을 재배치해 달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여권 주자들은 한국의 독자적 핵 개발에 대해선 모두 반대했다. 유 의원은 “자체 핵무장을 추진하다 한·미 동맹과 미국의 핵우산을 잃을 수도 있다”며 선을 그었다.



야권에선 핵무장은 물론 전술핵 배치에도 찬성하는 사람이 없었다. 박원순 시장 측 관계자는 “전술핵을 배치하면 자칫 북한의 핵 개발에 명분을 제공할 수 있고 동북아 전체가 핵무장 도미노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한국이 북핵 문제에서 국제적 지지를 받아 온 것은 비핵화를 내세웠기 때문인데 전술핵 배치로 이를 모두 잃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희정 지사 측도 “핵을 핵으로 맞서겠다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움켜쥐게 하는 방법”이라고 비판했다.



야권 주자들은 대북 강경 일변도보단 대화와 협상을 앞세우며 여권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김부겸 의원은 11일 보도자료를 통해 “한반도판 ‘이란 프로세스’를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 6자회담과 북·미 협상을 재개해 북한의 핵무기 폐기와 북·미 수교 및 평화협정 체결을 동시에 논의하자는 내용이다. 김 의원 측은 “지난 10년간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추진한 대북 강경노선과 압박정책은 결국 실패했다. 대북 압박정책으로 북한을 변화시킨다는 생각은 한계가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철수, 여야 안보위기 해결 특위 제안안철수 전 대표는 여야가 함께 논의할 수 있는 특위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12일 트위터에 글을 올려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마련할 ‘한반도 안보 위기 해결을 위한 특별위원회’ 설치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안희정 지사는 ‘소프트랜딩(Soft landing·연착륙)’을 내세웠다. 안 지사는 “유일하게 남은 폐쇄형 사회주의 국가체제인 북한을 국제사회의 위험요소가 아니라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어떻게 소프트랜딩시킬지 전략을 갖고 있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유성운·최선욱·안효성 기자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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