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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 리포트] ‘이걸 왜 만들까’ 고민하며 프로젝트의 가치를 높여가요

온라인 중앙일보 2016.09.18 00:01
순풍에 돛 단 듯 순조로운 항해를 이어가던 영 메이커 도전자들에게 뜻하지 않은 복병이 등장했습니다. 다름 아닌 “왜 만들어?”라는 멘토 선생님의 기습 질문이었죠. ‘어떻게 만들까’만 생각하던 도전자들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들은 과연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까요.

도전! 영 메이커 ② 진정한 메이커가 되는 질문

지난 2주 동안 관련 자료를 찾아보며 설계도를 완성한 우리는 이제 무엇이든 마음만 먹으면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 자신감은 하늘을 찌를 듯 했고 각자의 프로젝트를 설명하기 위해 나선 발걸음은 가벼웠지. 하지만, 이 모든 기분은 멘토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순식간에 달라졌어. 무슨 질문이냐고? 간단하지만 심오한 질문이지. “왜 만드는 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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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끄는 드론을 만들고 있는 지호는 가능한 한 많은 물을 운반하기 위해 몸체가 가벼운 드론을 만들어야 했어. 지호가 찾은 방법은 빨대를 이용해 몸체를 만드는 것이지.

당연한 질문인데, 선뜻 대답하기 어려웠어. ‘왜 만들까’보다 ‘어떻게 만들까’를 더 고민하고 있었거든. 평소 잘 쓰는 ‘그냥’이라는 말은 하고 싶지 않았어. 우리의 프로젝트가 시시해 보이는 건 싫었으니까. 대답을 찾기 위해 고민하던 도전자 중에는 계획을 전면 수정하는 친구도 생겼어. 재미 삼아, 만두를 쏘아 올리는 만두대포를 만들겠다던 태근이는 멘토 선생님의 질문을 받고 프로젝트를 변경하기로 마음먹었어. 누군가를 도와주는 물건을 만들고 싶었지. 그렇게 수정된 태근이의 프로젝트는 만두 대신 공기를 쏴. 나쁜 일에 사용되는 드론을 떨어뜨리는 공기대포를 만든다는 구상이야. 평소 만들어 보고 싶었던 대포도 만들고, 그 대포로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까지 생각해낸 거지.

의수 만들기에 도전한 준현이도 ‘왜’라는 질문에 생각이 많아졌어. 이미 많은 메이커들이 의수 만들기에 도전하고 있었고 준현이의 기획이 그들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거든. 준현이는 ‘아예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까’ 고민하기도 했지만, 결국 끝까지 의수를 만들기로 결심했어. 스스로 만들어보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거든.

물론 자신 있게 대답하는 도전자도 있었지. 선영이는 지진 사고 현장처럼 구조대원이 들어가기 위험한 곳에 사람 대신 들어가 상황을 살필 정찰 로봇이 필요하기 때문에 만든다고 설명했고, 다연이는 생일날 터트리는 폭죽을 보고 불이 붙으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이번 도전을 통해 불 날 걱정 없는, 아이들이 쓰기에도 안전한 폭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지.

‘왜’라는 질문에 우리 모두는 진지해졌어. 만드는 과정보다 쓸모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지. 아마도 멘토 선생님이 ‘왜’라는 질문을 던진 건, 다른 사람을 한 번 더 생각해보고, 물건의 진정한 가치를 신중하게 생각해 보라는 의미가 아니었을까 싶어. 우리는 단순히 물건을 직접 만드는 메이커가 아니고, 다 함께 만들고, 즐기고 남기고, 배워서 남 주는 영 메이커에 도전하는 것이니 말이야.

프로토타입 만들기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직접 만드는 실행단계로 넘어갔어. 여러 차례 설계도를 꼼꼼히 그렸으니 오늘은 분명 멋진 작품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지. 하지만 현실은 냉정했어.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다 만든 것 같았는데, 10분 넘게 설계도를 보고 또 봐도 무엇을 먼저 만들어야 할지 막막한 거야. 설계대로 만들었다가 작동하지 않으면 어떡하나 걱정도 되고. 우왕좌왕하는 우리에게 멘토 선생님은 프로토타입을 먼저 만들어보라고 힌트를 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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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건이는 어릴 때 타고 놀던 자전거를 활용해 누구나 쉽게 무거운 물건을 운반할 수 있는 전동수레를 제작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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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들어가기에 좁고 위험한 곳에서 정찰 활동을 펼칠 로봇을 제작 중인 선영이.

“프로토타입? 그게 뭔데요?” 아차, 멘토 선생님은 우리의 질문에 최소한의 대답만 해주지. 그렇다면 직접 알아봐야지. 검색해보니 프로토타입은 본격적인 상품화에 앞서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하기 위해 핵심적인 기능만 넣어 제작하는 것을 의미해. 실제 제작에 앞서 미리 만들어보는 것이지. 옳다구나! 우리는 고무 찰흙, 두꺼운 종이, 우드락, 색종이 등 우리에게 익숙한 재료를 가지고 각자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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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연필을 줍는 로봇을 기획한 예림이는 로봇의 핵심 기술인 집게 손을 프로토타입으로 제작해봤어.

3D 프린터를 통해 관절이 움직이는 피규어를 제작하기로 한 현우는 종이컵을 이용해 구조를 만들고 그 위에 관절을 표시해 구체적인 3D 제작 계획을 세웠지. 연필 줍는 로봇을 만드는 예림이는 우드락을 이용해 핵심기술인 집게손을 만들어 어떻게 하면 단단하게 물건을 잡을 수 있는지 실험해봤어. 어두웠던 도전자 얼굴에도 서서히 화색이 돌기 시작했어.

설계도를 다시 그리는 사태도 발생했어. 곤충의 날개를 응용해 정찰로봇을 만들기로 계획한 선영이는 고무 찰흙과 우드락을 활용해 프로토타입을 만들어보고, 곤충의 날개와 같은 방법으로 하늘을 나는 건 무리라고 판단했어. 대신 날개 역할을 드론에게 맡기기로 했지. 누구보다 먼저, 손쉽게 완성할 것이라고 자신하던 찬솔이도 프로토타입으로 만든 종이 총이 발사되지 않자, 원점으로 돌아가 무엇을 놓쳤는지 천천히 살펴보기로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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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토에게 3D 프린터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 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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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총 만들기에 참고한 동영상.

어설프고 엉성하지만 우리 손으로 직접 만든 프로토타입을 보면서 뿌듯한 마음이 들었어. 그리고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 만약 프로토타입을 만들지 않고 그대로 제작에 들어갔다면 10월 8일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열릴 영 메이커 페어에서는 웃지 못할 광경이 펼쳐졌을 거야. 한쪽으로만 돌며 제자리 비행을 하는 드론, 움직이지 못하는 로봇, 물속에서 켜지지 않는 수중 카메라 같은 것 말이야. 물론, 그것도 나름 멋질 거야. 우리가 직접 만든 건데 뭔들 안 멋지겠어. 그치?

영 메이커 프로젝트
‘국내에 올바른 메이커 교육문화를 만들자’라는 취지로 메이커 교육 코리아에서 기획한 프로젝트입니다. 메이커 교육 코리아는 교사, 중장비업체 대표, 대학교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어른들이 한국형 메이커 교육 체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는 모임이죠. 영 메이커 프로젝트 과정은 물론 해외 메이커 교육 자료를 번역해 메이커 교육을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할 예정입니다.

 


함께해요, 영 메이커
우리와 함께 영 메이커 도전에 나선 소년중앙 독자들을 위해 메이커 스페이스를 소개할게. 메이커 스페이스는 물건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3D 프린터, 레이저 커터 같은 장비를 갖춘 공간으로 메이커들의 기지 같은 곳이지.

과천과학관 무한상상실 문의 02-3677-1500 홈페이지 sang sangmaker.kr 주소 경기도 과천시 과천동 758 | 상상을 현실로 만들 수 있는 공간이야. 3D 프린터부터 3D 스캐너, 레이저 커터 같은 장비 사용법을 배우고 실제로 사용해 나만의 창작물을 만들 수 있어. 친구들과 함께 작업할 수도 있고 전문가에게 노하우를 배울 수도 있지. 위치는 지하철 4호선 대공원역 6번 출구 바로 앞이야.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이용시간은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5시 30분. 요금은 어른 4000원, 어린이 2000원이야.

성수메이커 스페이스 문의 02-2115-0503 홈페이지 makers pace.tistory.com, www.facebook.com/ssmakerspace 주소 서울 성동구 성수이로22길 37 | 사물인터넷(IoT) 제작자를 위한 시설이 잘 갖춰진 곳이야. 제작체험 관련 워크숍이 활발하지. 또 CNC라우터(조각기)나 3D 프린터 같은 장비의 기초교육을 받을 수 있어. 매달 열리는 특별 교육프로그램도 흥미로워. 다음 달은 드론 제작 교육이야. 지하철 2호선 성수역 2번 출구에서 약 300m 거리에 있어. 휴관일은 주말과 공휴일. 이용시간은 오후 1시에서 9시. 공간 및 장비 이용요금은 모두 무료야.

팹랩-서울(fablab-seoul) 문의 070-7743-0806 홈페이지 www.fablab-seoul.org, www.facebook.com/fablabseoul 주소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159 가-550 세운상가 | 팹랩은 디지털 제작 실험실(DIGITAL FABRICATION LABORATORY)의 약자야. 팹랩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 3D 프린터 등 총 16종류의 장비를 이용할 수 있지. 지하철 5호선 을지로4가역 3번 출구에서 400m 거리야. 세운전자상가로 검색해서 찾아가도 좋아. 세운전자상가 안에 있거든. 휴관일은 주말과 공휴일.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 장비당 이용 요금이 다르니 홈페이지를 참조하는 게 좋아.

콘텐츠 코리아 랩 문의 02-2161-0000 홈페이지 www.ckl.or.kr 주소 서울 종로구 대학로 57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2·10·14·15층 | 영상 관련 메이커들의 놀이터이자 연구실이야. 카메라·조명 같은 스튜디오 장비들을 대여할 수 있지. 3D lab장비도 빌릴 수 있는데, 아주 아주 신기해. 메이커들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메이커스 리그 같은 공모전도 활발하게 열리는 곳이야.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2번 출구에서 이화사거리 방면으로 800m거리에 있어. 휴관일은 공휴일(주말 제외).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이용요금은 모두 무료고 예약은 필수야.

서울시 디지털 대장간 문의 02-718-9966 홈페이지 www.digital-blacksmithshop.com 주소 서울 용산구 청파로 112 나진상가 | 메이커 문화 확산과 창업 활성화를 꿈꾸는 아이디어 공작소야. 기초교육부터 심화교육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내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고를 수 있지. 또 매주 화·목요일에는 전문가와 1:1상담이 가능해. 지하철 1호선 용산역 3번 출구에서 600m거리에 있어.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과 일요일.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 이용요금은 모두 무료고 예약은 필수.

국립현대미술관 무한상상실 문의 02-3701-9606 홈페이지 goo.gl/cG0MKq 주소 서울특별시 종로구 삼청로 30 | 미술 콘텐트 중심의 메이커스페이스야. 어린이·청소년 대상 강좌가 많이 개설돼 있어. 3차원 영상미술, 조명미술, 3D프린터를 활용한 디지털 미술, 드론 등에 관심이 많은 학생에게 특히 유용하지. 각종 디지털 장비를 활용해볼 수 있고 내 아이디어를 등록해 사람들과 공유할 수도 있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에서 800m 거리에 있어. 경복궁 건너편이지.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 이용시간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 이용요금은 4000원이야.

글·사진=황정옥 기자 ok76@joongang.co.rk, 사진=메이커 교육 코리아, 영 메이커 도전자=김다연(강원도 남부초 4)·김찬솔(강원도 대룡중 2)·김혜나(서울 신용산초 5)·박서영(서울 신용산초 6)·박태근(강원도 동춘천초 4)·배연우(서울 용동초 5)·사수현(인천 부원여중 1)·서선영(서울 방산초 3)·서윤진(인천 부원여중 1)·서현우(서울 방산초 5)·성지호(서울 언주초 3)·안예림(서울 언북초 5)·정희윤(성남 이매초 1)·조은서(인천 부원여중 1)·조준현(서울 상암중 3)·지민건(서울 신용산초 6)·지민호(서울 신용산초 5)·최수한(수원 매여울초 4)·최영진(수원 매여울초 6), 정리=황인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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