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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상사'의 쿠니무라 준, '곡성' 나홍진 감독에 했던 뼈있는 충고는?

중앙일보 2016.09.16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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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무한상사`에 은퇴한 일본인 상사직원으로 출연한 쿠니무라 준.

일본의 유명배우 쿠니무라 준(61)이 MBC 인기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의 액션 블록버스터 특집 '2016 무한상사'에 출연, 신스틸러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쿠니무라 준은 지난 5월 개봉해 680만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곡성'에 소름끼치는 외지인 역으로 출연, 영화의 흥행을 이끈 것은 물론 칸 국제영화제 레드카펫도 밟았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2016 무한상사'에 쿠니무라 준을 섭외하기 위해 엄청난 공을 들였다. 그가 출연을 결정함에 따라, 상업영화 못지 않은 배우 진용이 갖춰졌다.
 
'2016 무한상사'는 자신의 잇속을 챙기기 위해 무한상사의 부하 직원들을 하나둘 차례로 죽였던 권 전무(지드래곤)의 음모를 유 부장(유재석)과 정 과장(정준하)가 파헤치는 스토리다.
 
스릴러적인 구성에 직장인들의 고단한 삶과 비애를 적절히 녹였다는 평가다. 

쿠니무라 준은 무한상사 직원들의 일본측 파트너였지만 지금은 은퇴한 일본인 역을 맡아, 유 부장 등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데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출연 분량은 길진 않았지만, 감정의 동요없이 안광(眼光)을 발산하며 차분하게 읊조리는 모습은 영화 '곡성'의 외지인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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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무한상사'에는 '곡성'에서 신들린 연기를 선보였던 아역배우 김환희 양까지 출연했다.
 
김 양은 유행어가 돼버린 '곡성'의 명대사 "뭣이 중헌디~"를 패러디하며 눈길을 끌었다. 

제작진은 시나리오가 잘 안 풀리는 와중에 영화 '곡성'을 보러 갔고, 그 때 쿠니무라 준의 연기에 강한 인상을 받고 대본을 쓸 때 일본인 역할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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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무한상사`에 함께 출연한 정준하와 기념 촬영을 한 쿠니무라 준. [정준하 인스타그램]

한편 '2016 무한상사'를 계기로 쿠니무라 준이 다시 주목받으면서, 그가 '곡성' 때 했던 인터뷰가 새삼 화제가 되고 있다.
 
당시 한국영화에 처음 출연했던 그는 "35년 연기인생을 통틀어 가장 힘들고, 집요하고, 가혹한 현장이었다"고 했다.
 
'곡성' 촬영이 쿠니무라 준에게는 그야말로 '무한도전'이었던 셈이다.
 
특히 그는 완벽주의 성향으로 '악명' 높은 나홍진 감독의 집요함에 혀를 내둘렀다. 

나 감독은 자신이 납득할 때까지, 만족할 장면이 나올 때까지 배우들을 몰아붙이는 스타일로 충무로에서 정평이 나있다. 

촬영현장에서 "(너무 힘들어) 이젠 무리에요"라고 읍소하는 쿠니무라 준에게 나홍진 감독은 "자, 두 번만 더 갑시다"라고 해, 쿠니무라 준은 울다시피 하며 촬영을 이어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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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곡성`에서 외지인 역할을 맡은 쿠니무라 준. [20세기폭스 코리아]

극 중 깊은 산속에서 외지인이 고라니를 뜯어먹는 장면에선, 육회를 먹었다고. 육회를 좋아하던 그였지만, 하도 많이 찍는 바람에 육회를 삼키는 게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인터뷰에서 나홍진 감독에게 뼈있는 충고를 하기도 했다.
 
"나홍진 감독은 자신의 몸을 깎아가며 영화를 만드는 것 같아요. 영화를 너무 많이 찍으면 죽을 지도 모릅니다(웃음)."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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