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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대통령님" 편지 띄운 추미애, "대통령님도 여성이고 저도 여성인데…"

중앙일보 2016.09.12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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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오후 청와대에서 북한의 5차 핵실험에 따른 한반도 위기 상황과 관련한 해법을 모색기위해 여·야 3당대표와 회동,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 대표와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2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편지글 형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야당이 요구사항을 서면으로 전달한 적은 있었지만 편지글은 매우 이례적이다.

추 대표는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는 제목의 A4용지 4장 분량의 글에서 “제한된 시간 속에 못 다한 이야기들이 있을 것 같아 이렇게 편지로 전한다”며 “너그러이 양해해 달라”고 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대통령께서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민 앞에 눈물로 호소하셨지만 2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것은 없다. 야당은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세월호 특조위 활동기간을 연장해달라. 인양될 선체에 대한 조사활동도 보장해달라”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 시위 과정에서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중태에 빠진 농민 백남기씨에 대해선 “누구하나 들여다보는 사람이 없고 사과하는 책임자가 없다”며 “정부의 신뢰가 없으면 국민통합은 불가능하다. 대통령께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고통에 귀 기울여달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또 가습기 살균제 문제에 대해 “남의 나라 일이 아니다.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님도 여성이고 저도 여성인데 같은 여성으로서 그 울분에 더 다가가달라”고 호소했다. 특히 위안부 피해보상과 소녀상 철거와의 연계 문제에 대해 “대통령께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말했다.

추 대표는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는 미국의 토마스 제퍼슨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KBS, MBC 등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했다.

추 대표는 편지글에 "존경하는 대통령님"이란 호칭을 여섯 차례 썼다.

그는 “한 발짝만 국민 곁으로 다가와달라”며 “국민의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대통령님의 마음에 다시 한 번 호소 드린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다음은 추 대표의 편지글 전문.

"우리는 모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께
제한된 시간 속에 못 다한 이야기들이 있을 것 같아 이렇게 편지로 전합니다. 너그러이 양해해주십시오.
세월호 참사 이후, 대통령께서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국민 앞에 눈물로 호소하셨습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나도록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야당은 이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연장해주십시오. 인양될 선체에 대한 조사활동도 보장해 주십시오. 그것이 세월호 유가족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자 정부가 마땅히 해야할 일입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오늘도 간절한 기도로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백도라지, 백두산, 백민주화 세 남매의 눈물을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백남기 농민은 오늘도 중환자실에서 사경을 헤매고 있습니다. 백남기 농민은 폭락한 쌀값에 대책을 요구하다가 살인적인 물대포를 맞았습니다. 사람이 생사를 오갈 정도로 크게 다쳤는데도 누구하나 들여다보는 사람이 없고 사과하는 책임자가 없습니다. 인간존엄이 짓밟히는 민주주의의 위기 속에 국민들은 하나둘씩 정부에 대한 신뢰를 내려놓고 있습니다.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집권한 정부인데 스스로 국민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부의 신뢰가 없으면 국민 통합은 불가능합니다. 대통령께서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고통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존경하는 대통령님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남의 나라 일이 아닙니다.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국민이 죽거나 피해를 당했습니다. 그런데도 옥시와 같은 파렴치한 기업들은 책임을 회피합니다. 영국 래킷벤키저 본사도 해볼테면 해보라는 식입니다. 진정한 사과와 반성도 없었습니다. 정부가 강한 의지를 갖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주십시오.

존경하는 대통령님
대통령님도 여성이고 저도 여성인데 같은 여성으로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는 그 울분에 더 다가가 주십시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도, 법적 책임도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동의하지 않는 협상은 무효입니다. 국민들도 지난해의 합의는 재협상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소녀상 이전은 결코 안 된다는 국민들의 의견도 압도적입니다. 일본의 사과와 배상 그리고 소녀상 문제는 전혀 별개의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의 절규를 외면하지 말아주십시오. 대통령께서 분명한 입장을 밝혀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대통령님
끝으로 한 말씀만 더 올리겠습니다. "나는 신문 없는 정부보다 정부 없는 신문을 택하겠다." 미국의 3대 대통령이었던 토마스 제퍼슨이 남긴 말입니다. 그 나라의 언론 자유는 민주주의를 가늠하는 척도입니다. 이미 대한민국 언론자유지수는 급격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이 시급합니다. 대통령님께서도 지난 대선 당시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약속하신 바 있습니다. 이제는 그 약속을 지켜주십시오.

존경하는 대통령님
한 발짝만 더 국민 곁으로 다가오십시오. 고통 받는 우리 국민들을 한 번만 더 살펴주십시오. 세월호 유가족들, 백남기 농민,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 그리고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까지. 심장이 기억하는 고통은 생명이 다할 때까지 잊히는 게 아닙니다. 이런 문제를 외면하면 국민 분열이 심각해집니다. 우리는 민생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할 때, 민생문제 핵심이 바로 국민의 행복이라는 점을 항상 기억해야합니다. 한 분 한 분 모두가 소중한 대한민국 국민들입니다. 국민의 어머니가 되고 싶다는 대통령님의 마음에 다시 한 번 호소 드립니다.

2017년 9월 12일
더불어민주당 대표 추미애 올림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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