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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도전하겠다" 두 다리 잃고 등산한 소년과 청년

중앙일보 2016.09.12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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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칭다오신문 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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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사고로 다리를 잃은 11살 소년과 33세 청년이 함께 칭다오(靑島)의 명산 라오산(?山, 해발 1133m)을 오른 사연을 10일 칭다오신문 등 중국 언론이 전했다.

칭다오에 사는 소년 가오지위(高志宇)는 7살 때인 4년 전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그러나 가오는 미소를 잃지 않았다. 사고 전과 마찬가지로 학교에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렸다. 다리 대신 나무 상자를 끼운 팔로 걸어 다닌다는 점만 달라졌을 뿐이었다. "슬프지 않아요. 죽지는 않았으니까요." 당시 가오는 칭다오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가오에겐 늘 우러러보는 우상이 한 명 있었다. 33세의 가수 천저우(陳州)였다. 천도 가오처럼 두 다리가 없다. 천의 부모는 5살 때 이혼했고, 아버지가 천을 맡아 길렀지만 8살이 될 무렵 천을 가난한 할아버지에게 떠넘기고 집을 나갔다. 학교도 다니지 못했던 천은 12살 때 기찻길에서 혼자 놀다가 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이후 집에만 혼자 머물면서 외로움을 이기지 못한 천은 할아버지 몰래 배 아래에 타이어를 끼우고 집을 나와 중국 방방곡곡을 떠돌기 시작했다. 구걸을 하고, 잡지를 팔거나 신발을 닦는 등 허드렛일을 하며 겨우 생계를 이어갔다. 그러다가 저장성(浙江省) 자싱(嘉興)에서 우연히 다리 없는 떠돌이 가수를 만나면서 천의 인생은 전환점을 맞이했다. 천은 그 떠돌이 가수에게 노래를 배운 뒤 중국을 떠돌며 노래를 불렀다.

2008년 쓰촨(四川)성 원촨(汶川)대지진 등 큰 재해가 발생했을 때 천은 재빨리 현지로 달려가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노래를 불러 희망을 전파하면서 전국적인 유명인사가 됐다. 가오지위가 다리를 잃은 2012년, 촨은 두 팔로 20시간 동안 고투한 끝에 중국의 5대 명산 중 하나로 꼽히는 후난(湖南)성 헝산(衡山, 해발 2000m) 정상에 올라 또 한 번 중국인들을 감동시켰다. 중국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촨은 지금까지 중국 700개 도시를 떠돌고 100여 개의 산을 등반했다.

가오도 천으로부터 감동을 받은 사람 중 하나였다. 천을 만나는 것은 어린 가오의 오랜 꿈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천은 칭다오로 가오를 찾아갔다. 천은 "가오는 내게 형제나 다름없다. 내가 겪었던 일들을 가오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천은 가오에게 함께 라오산을 등반하자고 제안했다. 다리를 잃은 뒤로 한 번도 산을 올라본 적이 없는 가오는 천의 도움에 힘입어 정상 근처인 900m까지 올랐지만, 시간이 늦었다고 판단한 일행은 하산하기로 결정했다.

가오는 "시간이 있었다면 천천히 정상까지 오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천 아저씨가 도와준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다음엔 꼭 정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천은 "가오는 강한 아이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겠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해달라고 말해주고 싶다. 정복해야 할 것은 자연도 아니고, 다른 사람도 아니고, 바로 너 자신이라고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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