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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이렇게 될 줄 알았나

중앙일보 2016.09.12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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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대표가 청와대에서 회담했습니다. 박 대통령이 북한의 안보 위협에 대해 설명하고 협조를 구하는 자리로 마련된 것입니다. 북한 핵실험 규탄엔 일치했으나, 해법엔 이견이 있었다고 합니다. 박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제재를 강조한 반면, 두 야당 대표는 제재와 대화의 병행을 주장했습니다. 사드 배치에 대해서도 평행선이 이어졌습니다. 우병우 거취, 세월호 특조위 등도 거론됐으며, 이 역시 입장차이만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기야 한 번 만났다고 중대현안에 대한 의견이 수렴할 리는 없습니다. 대화와 설득은 그 자체로 의미있는 과정입니다.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에서 한국에게 배정된 부총재 자리가 결국 날아갔습니다. 당초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이 부총재를 맡았다 대우조선 사태와 관련해 낙마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부총재 대신 국장 자리 하나가 한국에 주어졌습니다. 우리 정부는 4조원 넘게 출자해 확보한 부총재 자리를 너무 쉽게 잃었습니다. 낙하산 인사로 한 번 봐주면 됐을 분을 무리하게 또 봐주려다 자초한 일입니다. 유일호 부총리도 한때 “한국인이 후임자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고 한 걸 보면 처음부터 이렇게 될 줄 알았나 싶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휘청거리며 부축을 받는 동영상을 보셨는지요. 9.11 테러 추모행사에서였습니다. 곧 69세 생일을 맞는 클린턴은 건강 이상설에 휘말렸습니다. 대통령은 격무를 감당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이 때문에 그의 건강이 미 대선 레이스에 중대 변수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메일 스캔들, 고액 강연료 등이 안면부를 툭툭 치는 잽이라면 건강 이상설은 강력한 보디블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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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쓰러진 클린턴, 건강이상 증폭에 대선 가도 휘청


미 대선에서 고령과 건강이 문제시된 건 처음이 아닙니다. 1984년 73세로 재선에 도전한 레이건 대통령은 나이와 건강 문제로 민주당의 공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토론에서 상대방인 먼데일이 나이에 시비걸자 레이건은 “당신이 젊고 미숙하다는 것을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고 되받아쳤습니다. 다들 낄낄거리며 웃었고, 먼데일은 머쓱해졌습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둘 다 고령인지라 “늙고 건강에 문제 있다는 점을 서로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정도로 그쳐야 할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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