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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나같은 (힘없는)사람도 당할 수 있구나" 발언 논란

중앙일보 2016.09.12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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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포토]


홍준표 경남지사가 지난 8일 성완종 관련 1심 판결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뒤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9일 경남도청에서 자청한 출입기자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은 해명 차원을 넘어 변명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검사 시절 법에 따라 '칼'을 휘둘러 '모래시계 검사'로 유명세를 탔던 홍 지사가 정작 자신은 법원의 판단을 무시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홍 지사는 경남 도청 간담회에서 20년 전 한보사태 때 구속된 정태수 한보 회장이 법원에서 한 말을 인용해 자신을 ‘힘없는 사람이어서 당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홍 지사는 “정태수 회장이 ‘법은 거미줄이다. 매나 독수리는 차고 나가버리지만 법에 걸리는 사람들은 곤충이나 파리, 모기 같은 힘없는 사람들이다’고 말했다”며 “나도 검사도 하고, 원내대표, 당 대표도 하고 그리 했을 때는 내 스스로는 굉장히 힘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다. 그런데 성완종 사건을 거치면서, 정태수 회장 말이 생각이 났다. 나 같은 사람도 당할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지난 8일 1심 유죄 판결 이후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노상 강도를 당한 기분"이라고 말해 재판부를 공개 비난했다면 부적절한 발언이란 지적을 받았다.이에 대해 홍 지사는 “어제 노상강도 발언은 법원을 지칭한 것이 아니다”며 “1년 5개월 전부터 (본인이) 노상강도의 피해자인데 가해자로 둔갑시켜 사건을 만들고 검찰과 법원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강도 편을 드는 것 같아 화가 나서 그랬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지난 9일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과 한 일문일답.
 
향후 도정 운영에 대해 한마디 하신다면.
“어제 판결은 유감스럽습니다. 단 한 번도 내가 유죄판결을 받는다는 것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그 바람에 어제는 상당히 감정이 좀 격앙돼 있었습니다. 도민 여러분께 이런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급심에서는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봅니다. 그동안 기소돼 1년 2개월 재판을 받는 동안 단 한 번도 도정을 소홀히 한 적은 없었습니다. 도정 자체가 흐트러짐 없이 정상적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경남 미래 50년 사업도 순항을 하고, 채무제로도 달성을 했습니다. 남명학사도 곧 착공을 하게 됩니다. 숙제로 남아있던 마창대교 MRG 문제도 곧 해결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는 도정에만 전념하고 상급심에서 누명을 벗는데 집중하겠습니다. 지사직에 대해 연연하지 않는다고 수차례 이야기했습니다. 그러나 1심 판결로 결론이 나지도 않았는데 중도에 그만 두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제 재판으로 정치 일정이 다소 엉켰지만 앞으로 도정에 전념하겠습니다.”
오늘 이 자리를 대도민 담화를 대신하는 것인가.
“담화문은 조금 거창한 것 같아요. 입장을 발표하는 자리에요.”
어제는 감정이 상당히 격앙돼 있었다고 말씀하셨는데. 그래서 노상강도란 표현도 상당히 많이 쓰셨는데, 그 부분은 톤 다운 하신다는 말씀이신가.
“톤 다운이 아니고 어제 노상강도라는 표현은 아마 잘못 알아들으신 것이다. 법원을 지칭하시는 것으로 알던데, 그게 아니고 제가 어제 페이스북에서 밝혔습니다. 성완종 리스트가 처음 발표된 1년 5개월 전에 내가 받은 느낌은 노상강도을 당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내가 노상강도의 피해자인데, 노상강도의 피해자를 가해자로 둔갑시켜 가지고, 사건을 만들고, 기소하고, 법원에서 노상강도의 편을 들어 제가 격앙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법원이나 검찰이 지난 1년 5개월 동안 수사와 재판을 하면서 노상강도의 편을 들어 오히려 나는 서운하게 생각했습니다. 아마 판결문을 기자 여러분도 입수할 수 있으면 보십시오. 그게 제대로 된 판결인지, 돈을 1억이나 가지고 오면 이유가 있어야 할 거 아닙니까? 나한테 돈 줄 이유가 있어야 되고, 또 내가 돈을 받아야 할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내가 돈을 받을 이유가 어디 있어요? 1억이나 돈을 주면서 아무 이유가 없어요. 그 판결에 대해서는 우리 변호사들이 열 몇 가지 지적을 했는데, 내 구구하게 이야기는 안 하겠습니다. 어차피 사법절차에서 다퉈야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자세히 이야기를 안 하겠습니다. 공판절차와 수사절차에서 나온 증거와는 배치되는 인정을 한 게 꽤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문제는 나중에 사법절차를 거치면서 따지겠습니다.”
아까 거취에 대해서는 밝히셨는데, 야권에서 사퇴하라고 어제 요구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 지사님의 정확한 입장을 다시 한번 밝힌다면.
“그런 일로 사퇴하면 박지원 의원은 열 번도 더해야 할 겁니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에 사퇴하라고 말하는 것도 어불성설입니다. 아마 정치권에서, 박지원 의원을 예를 드는 것은 박지원의원께 죄송스럽지만은 박지원 의원은 열 번도 더 사퇴를 해야 합니다. 재판이 계속 되고 있는 사안에 대해서 거기에 사퇴 운운하는 것은 자기 자신들도 한번 생각을 해봐야 합니다. 내 지사직 연연 안한다 했어요. 그러나 정리하고 때가 되면 내 발로 걸어 갈 겁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그러나 보궐선거는 없어요. 그러니까 보궐선거 염두에 두고 기사는 안 쓰는 게 좋겠습니다. 적어도 재판이 확정되려면 아무리 빨라도 1년 이상입니다. 그 시끄럽던 수사와 재판 도중에도 내 정상적으로 도정을 다 수행해왔어요. 그런 문제 가지고 홍준표는 흔들리지 않습니다.”
주민소환 투표가 만약에 발의가 되면.
“가정을 전제로 한 질문은 받지 않습니다. 그것은 주민소환운동본부나 좌파단체에 가서 여쭤보세요.”
전에 걷어내겠다, 끊겠다. 이런 말씀하셔서 연장선에서 그 의미가 궁금한데.
“그게 무슨 말인지?”
전에 주민소환투표 발의 시점에 어떻게 하실거냐는 질문에 대해 끊어내겠다 이런 말씀을 하셨거든요. 당시에는 설명을 전혀 하시지 않고.
“그건 좀 있다가. 9월26일 되면 결정이 납니다.”
모두에 정치 일정이 다소 엉켰다고 말씀하셨는데 혹시 일정이 있는지.
“어제 (서울에서) 중앙기자단과 몇 마디를 한 게 있습니다. 20년 전 한보사태 때 정태수 한보 회장이 이런 말을 했습니다. 그 당시 검사에게, 판사님이 ‘법이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검사님이 대답을 못 했어요. 그런데 정태수 회장이 ‘법은 거미줄이다. 매나 독수리는 차고 나가버리지만 법에 걸리는 사람들은 곤충이나 파리, 모기 같은 힘없는 사람들이다.’이게 정태수 한보 회장의 말입니다. 나는 검사도 하고, 원내대표, 당 대표도 하고 그리했을 때는 내 스스로는 굉장히 힘이 있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성완종 사건을 거치면서, 정태수 회장 말이 생각이 났습니다. 나는 힘 있고 사법부에 힘 있는 사람인 줄 알았습니다. 나 같은 사람도 당할 수 있구나.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치 일정이 다소 좀 얽혔습니다. 당분간 도정에 전념하겠습니다. 아마, 오늘 식수정책을 발표했을 것입니다. 지금 마무리 할 일이 올해 좀 많습니다. 여태 도정을 운영하는데 누구의 도움을 받아서 운영한 것은 아니죠. 우리 공무원들끼리 단합해서 운영을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실국장들이 내 재판과 상관없이 적어도 1년 동안은 흔들림이 없을 겁니다.”
새누리당 일부에서 내년 대선 때 역할론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있는데, 고만고만해서 홍지사가 판을 흔들어줘야 한다는 얘기에 대해서는?
“어제도 이야기 했는데, 반기문씨 꽃가마를 태우기 위해 가지치기 한 거 아니냐. 내 어제 그 이야기를 했어요. 반기문 영입해서 경선은 못 붙일 것이다. 그 분 내공이 없어요. 가지치기를 하는 과정에서 내가 걸림돌이 된 거 아닌가. 그런 느낌을 받았어요. 그런 이야기 한 대로라면 살려줬겠죠.”
도민들께 한 말씀 하신다면.
“송구스럽습니다.”

창원=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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