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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북, 여러 갈래 지하갱도 건설…언제든 6차 핵실험 가능”

중앙일보 2016.09.12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북한이 지난 9일 실시한 5차 핵실험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만탑산 정상에서 750~770m 내려간 지하에서 진행됐으며, 4차 핵실험 진행 장소와는 동쪽으로 400m 떨어진 곳이었다고 지헌철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장이 11일 말했다. 지 센터장은 “풍계리 핵실험장 출입구인 북쪽 터널(출입구)에서 볼 때는 약 2㎞ 떨어진 지점이었다”며 “4차 핵실험장과 5차 핵실험장은 만탑산 정상(2180m)에서 지하 770m 아래로 내려간 것은 비슷했지만, 5차 핵실험장은 4차 핵실험 장소에서 직선거리로 400m 떨어져 있는 다른 산봉우리의 지하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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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계리 핵실험장은 북한에서도 가장 비밀스러운 곳이다. 정보 당국도 풍계리 주변 터널 입구 3~4곳 등 외관상 드러난 곳만 알고 있을 뿐 지하갱도의 개수나 기폭실(핵실험장)을 몇 개나 만들어 놨는지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4차 핵실험장 인근에서 5차 핵실험을 했다는 얘기는 북한이 만탑산 봉우리 주변의 터널 안으로 여러 개의 가지 갱도를 만들어 놨다는 관측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라며 “북한은 출입구(터널 입구) 안에 여러 개의 갱도를 가지 형태로 만들어 외부의 감시를 피하면서 언제든지 핵실험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 한 번 사용한 핵실험장은 무너져 내리거나 방사능에 오염돼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다”며 “방사능 문제 때문에라도 여러 개의 가지 굴을 만들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5차 핵실험, 4차 장소와 400m 거리
만탑산과 같은 높이 봉우리의 지하


북한은 폭발이 일어나는 기폭실의 벽과 바닥, 천장에 여러 겹의 철근 콘크리트와 고무·아연으로 층을 만들어 외부에서 관측되는 충격파가 실제 위력보다 낮도록 하고, 방사능의 외부 유출을 막고 있다고 한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핵실험장 갱도는 낚싯바늘 모양 형태로 중간에 철근 콘크리트 문을 여러 개 만들어 열과 바람이 외부로 나오지 않도록 차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 당국자는 “5차 핵실험은 TNT 10㏏이 동시에 폭발하는 가장 강력한 핵실험 규모였지만, 폭발력을 고려하면 수소폭탄(핵융합)이나 증폭 핵분열탄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핵무기 보유 국가들은 같은 핵물질을 사용하고도 핵분열형 폭탄보다 수십 배의 파괴력을 내는 증폭 핵분열탄 또는 수소폭탄(핵융합형)을 개발해 놓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한 곳(지하 770m, 입구로부터 2㎞ 떨어진 지점)은 최대 200㏏ 핵탄두를 실험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 2~3차 핵실험의 경우 각각 480m·330m 지하에서 실시했고, 1차 핵실험 장소는 정확히 드러나 있지 않다. 이 위원은 “핵실험 장소는 한정돼 있을 수밖에 없는데 200㏏실험을 할 수 있는 곳에서 그 정도(10㏏) 강도의 핵실험을 했다는 것은, 핵실험에 성공은 했지만 북한이 원했던 것만큼의 성과를 얻지는 못했다고 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9일 국회 정보위 긴급 현안보고에 참석한 이병호 국가정보원장도 “(위력을 고려했을 때) 수소폭탄 실험은 아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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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강행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다음달 10일 당 창건기념일을 전후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KN-08 등)을 실험할 수도 있다는 추정이 가능한 이유다. 이병호 원장은 “ 5차 핵실험까지의 속도를 보면 6, 7차 핵실험이 언제 일어나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고 정보위 관계자가 전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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