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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풍기 없는 지하서 불…김포 공사장 4명 사망

중앙일보 2016.09.12 00:52 종합 8면 지면보기
경기도 김포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 지하에서 불이 나 4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사상자 6명 모두 일용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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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경기 김포시 장기동 주상복합건물 공사 장 에서 발생한 화재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 독자 방승현씨]

11일 김포경찰서와 김포소방서 등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1시38분쯤 김포시 장기동의 한 주상복합건물 공사현장 지하에서 불이 났다. 불은 지하 1층과 2층을 태운 뒤 소방서 추산 6500만원의 재산 피해를 내고 50여 분 만에 꺼졌다. 이 사고로 지하에서 작업반장 이모(46)씨와 인부 3명 등 모두 4명이 숨졌다. 강모(61)씨 등 2명도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중태다. 이씨 등 사망자 3명은 지하 2층 홀에서, 숨진 편모(45)씨와 강씨 등 중상자 2명은 지하 1층 계단 인근에서 발견됐다.

지하 1층 용접 중 불꽃 옮겨 붙어
벽면 우레탄폼 타면서 유독가스

불이 난 건물은 지상 9층과 지하 2층 등 연면적 1만5900㎡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이다. 지난해 12월 착공해 2017년 1월 완공될 예정이었다. 사고 당일 이 건물에는 이씨 등을 포함해 모두 42명이 일하고 있었지만 지하에서 작업하던 이씨 등 6명만 피해를 봤다. 이들과 함께 일을 하던 김모(47)씨는 “지하 2층에서 배관 작업을 하다 지상으로 올라와 물을 마셨는데 갑자기 지하 1층에서 불길이 솟았다”며 “소화기로 진화하려 했지만 불길이 커져 대피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지하 2층에 연소 흔적이 없는 만큼 지하 1층에서 불이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들이 절단기와 용접기를 사용하면서 발생한 불꽃이 건설자재로 옮겨 붙으면서 불이 났을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다. 당시 이씨 등 사상자들은 지하 1층에선 환풍기인 배기 덕트를 설치하면서 스프링클러 배관 절단 작업을 했다. 지하 2층에선 스프링클러 배관 설치 작업이 진행됐다. 실제로 지하 1층에선 절단기가, 지하 2층에선 용접기가 발견됐다. 경찰 등은 건축이 진행 중이라 제대로 된 소방시설이나 환풍기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세진 경기남부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불이 난 것으로 보이는 지하 1층 천장과 벽면 일부에 우레탄폼이 설치돼 있었다”며 “우레탄폼이 타면서 발생한 유독가스 때문에 인부들이 숨졌는지와 화재 원인 등은 정밀 감식을 통해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김포=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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