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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노트7' 교환까진 일주일···삼성, 속이 탄다

중앙일보 2016.09.12 00:01 경제 1면 지면보기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사태’가 3라운드에 접어들었다. 국내외 네티즌의 노트7 배터리 폭발 주장으로 점화된 이슈는 2일 삼성전자의 전량 리콜 발표로 수그러드나 싶더니 최근 미국 정부가 주도하는 사용 중단 권고로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가 입을 실적·브랜드 타격은 기존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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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 잇단 사용중단 권고
의도적 삼성 때리기 시각도
19일 국내부터 교환 시작

국면이 전환된 분수령은 8일이었다. 이날 미국에선 “갤럭시노트7을 충전하다 불이 난 것 같다”고 주장하는 두 차례의 화재가 발생했다. 이 화재로 집 한 채와 차량 한 대가 각각 탔다. 화재의 원인이 노트7인지는 정밀조사가 필요했지만 같은 날 미 연방항공청(FAA)은 “기내에서 노트7을 사용하거나 충전하지 말고 전원을 꺼두라”고 권고했다. 다음 날엔 미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가 “노트7 소비자들은 제품을 쓰지 말고 전원을 꺼두라”고 공식 권고하고 나섰다.

파장은 순식간에 세계로 퍼졌다. 9일 일본 국토교통성과 유럽항공안전청, 캐나다 교통부 등도 사용 중단 권고를 발표했다. 결국 10일 삼성전자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게 “(신제품 교체 전까지) 노트7을 사용하지 말고 전원을 꺼두라”고 알렸다. 국토교통부도 같은 날 “기내에선 노트7을 쓰지 말고 위탁 수하물로 노트7을 부치지 말라”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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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사용 중단을 권고한 건 신제품 교체까지 걸리는 기간 때문이다. 국내는 19일, 호주는 21일 이후에나 교환이 가능하다. 미국은 교체 시점이 결정되지 않았다. 물량이 달려서다. 서정현 한국소비자원 책임연구원은 “리콜이 결함이 있는 제품을 교체해 위해 요소를 제거하는 개념이라면 교체가 되기 전엔 이런 요소가 남아 있는 셈”이라며 “교체되지 않은 제품은 사용하지 말라는 권고가 나온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보기술(IT) 업계 일각에선 미국이 사용 중단 권고를 주도한 데 보호무역주의 의도가 깔려 있는 것은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FAA가 특정 스마트폰 브랜드를 거론하며 “사용하지 말 것”을 권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차전지 전문가인 한 서울대 교수는 “리튬이온 배터리는 태생적으로 폭발 위험이 있기 때문에 항공 당국이 평소 ‘수하물에 부치지 말라’는 등의 경고를 하고 있다”며 “굳이 리콜 결정을 내린 노트7을 언급하고 나선 것이 자연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삼성전자가 입을 유·무형의 손실은 더 커질 전망이다. 일단 사용 중지를 권고한 이상 노트7 신제품이 준비되지 않은 국가에선 소비자들에게 대여폰을 나눠줘야 한다. 기존엔 원하는 고객에게 ‘갤럭시S7 엣지’ 등 비슷한 가격대의 스마트폰을 대여폰으로 지급했지만 물량이 달려 보급형인 ‘갤럭시J’가 동원될 전망이다.

진짜 중요한 손해 규모는 4분기와 내년이 돼야 판가름 난다. 이번 사태가 갤럭시노트7의 판매량에, 나아가 갤럭시 브랜드에 얼마나 해가 될지를 지켜봐야 한단 얘기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량 리콜 발표 때만 해도 브랜드 신뢰가 회복될 거란 전망이 우세했는데 추가 폭발과 사용 중단 권고 등으로 브랜드 신뢰도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며 “리콜과 함께 사용 중단을 선제적으로 권고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더 적극적으로 불확실성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처럼 소비자가 자발적으로 배터리 이상 여부를 체크하고 제품을 교환하도록 권유하는 한은 지속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선 11일 현재까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를 찾아 배터리를 점검받은 소비자가 전체의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창원 노무라증권 전무는 “투자자들이 원하는 것은 노트7 배터리를 둘러싼 모든 불확실성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기존에 풀린 물량을 가급적 빨리, 전량 수거하는 모습을 보여야 시장이 안심할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노트7 사용자의 안전과 편의를 최우선으로 사용 중단 권고를 드리게 됐다”며 “이른 시일 내에 신제품 교체가 가능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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