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문은 안 전 대표가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제주당원 대상 강연에서 “대선에서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말했다. ‘양극단 세력에 더민주가 포함되느냐’고 묻자 “제가 ‘양극단의 당’이 아닌 ‘양극단 세력’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내 ‘친박', 더민주 내 ‘친문’ 등을 꼬집어 연대 불가대상 지목한 셈이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양극단 중 한쪽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국가는 더 불행한 쪽으로 빠진다. 합리적 개혁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이 모여 시대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광주에서 안 전 대표의 말을 전해들은 문 전 대표는 “정치인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은 '이제는 좀 정권이 바뀌어야겠다, 그래서 세상이 좀 달라져야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간절함을 받아들이며 노력하면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우선되는 과제다. 이는 당이나 개인 정치인을 뛰어넘는 우리가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을 전해들은 안 전 대표는 “지금은 정권교체를 넘는 체제교체가 필요하다. 미래를 준비하고 대한민국의 문제를 풀어나갈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재차 대응했다.
공교롭게 두 사람은 이날 나란히 전기차를 타고 일제히 ‘미래 먹거리’를 언급했다. 같은 아이템으로 대선의 경제 이슈를 제기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광주를 방문해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쏘울` 전기차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문 전 대표가 총선 이후 5ㆍ18 기념식, 상가 조문을 제외하고 자신이 기획한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장소로 광주를 택한 것은 ‘추석 전에 반드시 광주를 방문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고 싶다’는 문 전 대표의 요청에 따라 결정됐다”며 “광주의 신성장동력을 소개한 뒤 광주 청년들과의 일자리 대화, 시장 상인들과의 대화 일정을 이어간 것도 ‘광주를 먹고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확신을 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도 이날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현대차의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했다. 강연의 일성도 “3월 24일이 기억난다. 그날이 총선 후보등록 첫 날이기도 하지만 제주에서 전기차 전시회가 열렸던 마지막 날이었다”는 말이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1일 제주를 방문해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1일 제주를 방문해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했다.
강태화 기자, 제주=안효성 기자 thkang@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