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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로 맞붙은 문재인·안철수…'미래 먹거리' 자존심 싸움

중앙일보 2016.09.11 16:55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11일 단일화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포문은 안 전 대표가 열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당 제주당원 대상 강연에서 “대선에서 양극단 세력과의 단일화는 절대 없다”고 말했다. ‘양극단 세력에 더민주가 포함되느냐’고 묻자 “제가 ‘양극단의 당’이 아닌 ‘양극단 세력’이라고 말했다”고 답했다. 새누리당 내 ‘친박', 더민주 내 ‘친문’ 등을 꼬집어 연대 불가대상 지목한 셈이다. 안 전 대표는 그러면서 “양극단 중 한쪽이 다시 정권을 잡으면 국가는 더 불행한 쪽으로 빠진다. 합리적 개혁에 동의하는 모든 사람이 모여 시대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광주에서 안 전 대표의 말을 전해들은 문 전 대표는 “정치인들의 생각은 다를 수 있지만 국민이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은 '이제는 좀 정권이 바뀌어야겠다, 그래서 세상이 좀 달라져야겠다'는 것”이라며 “국민의 간절함을 받아들이며 노력하면 통합이든 단일화든 길이 보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가 무엇보다 우선되는 과제다. 이는 당이나 개인 정치인을 뛰어넘는 우리가 반드시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숙명적 과제”라고 덧붙였다.
다시 말을 전해들은 안 전 대표는 “지금은 정권교체를 넘는 체제교체가 필요하다. 미래를 준비하고 대한민국의 문제를 풀어나갈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원론적 입장으로 재차 대응했다.
공교롭게 두 사람은 이날 나란히 전기차를 타고 일제히 ‘미래 먹거리’를 언급했다. 같은 아이템으로 대선의 경제 이슈를 제기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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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광주를 방문해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쏘울` 전기차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문 전 대표는 광주그린카진흥원을 방문해 “광주는 100만 자동차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고 차세대 미래형 자동차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곳”이라며 “광주형 일자리는 시대정신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할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자 경제민주화를 신혈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하루종일 전기차를 타고 다니면서 전기차를 붐업하는데 도움이 되겠다”며 기아차 광주공장에서 생산한 1500cc급 ‘쏘울’ 전기차을 직접 운전해 이날 광주 일정을 소화했다.

문 전 대표가 총선 이후 5ㆍ18 기념식, 상가 조문을 제외하고 자신이 기획한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한 건 이날이 처음이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미래 먹거리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는 장소로 광주를 택한 것은 ‘추석 전에 반드시 광주를 방문해 먹고 사는 문제에 대한 입장을 내고 싶다’는 문 전 대표의 요청에 따라 결정됐다”며 “광주의 신성장동력을 소개한 뒤 광주 청년들과의 일자리 대화, 시장 상인들과의 대화 일정을 이어간 것도 ‘광주를 먹고 살 수 있는 곳으로 만들겠다’는 확신을 주려는 의도”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도 이날 제주공항에 도착하자마자 현대차의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했다. 강연의 일성도 “3월 24일이 기억난다. 그날이 총선 후보등록 첫 날이기도 하지만 제주에서 전기차 전시회가 열렸던 마지막 날이었다”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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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1일 제주를 방문해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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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가 11일 제주를 방문해 현대 `아이오닉` 전기차를 렌트했다.

전기차를 화두로 올린 그는 “이대로 가면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가 완전히 사라진다”며 “창조경제의 문제점은 단기적 성과에 너무 집착하면서 기업이 실패했을 때 재도전하지 못하는 환경은 그대로 놔두고 창업만 열심히 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창조혁신센터를 ‘국가 공인 동물원’에 비유한 것에 대한 반발에 대해서도 “벤처기업을 동물 취급하지 말라,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해달라는 것이었는데 그걸 정치적 목적으로 ‘벤처기업을 동물로 모욕했다’고 한다”며 “이는 순전히 정치적 목적으로, 아마 저 높은데서 누가 화 내니까 거기 따라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창조혁신센터 관련자들의 항의 방문에 대해선 “일종의 관제 데모”라고 주장했다.

강태화 기자, 제주=안효성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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