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단독]인천~의정부 왕복하며 리우패럴림픽 홍보 나선 두 청년

중앙일보 2016.09.09 16:46
기사 이미지
“우린 아직 리우에 있어요!”

9월 초 1호선 지하철 이용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리우패럴림픽(장애인 올림픽) 홍보 스티커입니다. 휠체어를 탄 장애인 표식을 패러디해 테니스 라켓이나 탁구채 등을 든 올림픽 출전 선수들의 모습을 형상화했습니다.

전동차 곳곳에 붙어 있는 이 스티커를 본 시민들은 7일부터 18일까지 리우에서 패럴림픽이 열린다는 사실을 자연스레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관련 기사
"우린 아직 리우에 있어요!" 라켓 든 장애인 스티커의 정체는


올림픽에 비해 관심이 시들한 패럴림픽을 알리고자 ‘기특한 아이디어’를 낸 이들은 누구일까요?
기사 이미지

패럴림픽 홍보 캠페인을 기획한 김장한(왼쪽), 김동길씨.

홍익대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동길(24ㆍ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전공), 김장한(24ㆍ디지털미디어 디자인 전공)씨를 이메일로 만났습니다.
 
이런 캠페인을 계획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리우 올림픽 폐회식을 보면서 모든 게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여전히 리우에 머물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됐습니다. 바로 장애인 올림픽인 패럴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이었습니다. 이들 또한 일반 국가대표 선수들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보다 더한 노력을 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멋진 노력이 많은 관심과 박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킴페인을 진행하게 됐습니다.”
 
기사 이미지
스티커 제작 비용과 준비 기간은 어느 정도 인가요?
“준비 기간은 3주 정도였습니다. 카피라이트(홍보 문구)를 고민하고, 스티커 부착 장소 등을 물색했습니다. 규격 등을 맞추기 위해 장애인 마크가 보일 때마다 사진을 찍었더니 스마트폰 앨범이 꽉 찼습니다. 일러스트 프로그램으로 스티커를 디자인하고 충무로 인쇄소에서 28장을 출력했습니다. 비용은 4만원 정도 들었습니다. 전동차에 따라 스티커와 장애인 마크 규격이 맞지 않는 경우도 있어서 인천부터 의정부까지 몇번을 왕복해가며 부착 작업을 했습니다.”
기사 이미지

지하철 1호선 전동차 내에 패럴림픽 홍보 스티커를 부착하는 모습.

스티커를 못붙이게 한다거나 반대로 격려를 하는 등 에피소드가 있다면요?
“스티커를 붙일 때마다 주위에서 뭐하는건지 궁금하다며 물어보고 때론 사진을 찍어갔습니다. 코레일이나 대한장애인협회에서 진행하는 캠페인이냐고 묻는 분들도 있었고요. 가장 기억에 남는건, 한 외국인 장애인이 저희를 지켜보다가 ‘내가 저 심볼과 같은 장애인이다. 이런 캠페인을 진행해줘서 고맙다”며 악수를 청하신 겁니다. 이 캠페인 덕분에 패럴림픽이 개최된다는 걸 알았다는 주변의 반응을 들을 때마다 뿌듯함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캠페인을 계속할 생각인가요?
“온라인상에서 이 캠페인을 알게 된 네티즌들이 패럴림픽이 폐막할 때까지 캠페인을 계속 진행했으면 좋겠다는 댓글을 많이 달아주셔서 힘이 납니다. 하지만 취지가 좋다고 해도 스티커를 무단으로 부착한 점은 반성하고 있습니다. 원래 광고 집행이 불가능한 공간이라 다른 광고주들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일단 스티커를 제거하고 있습니다. 다만 코레일측에서도 좋은 취지로 저희를 찾고싶어해 연락을 주고받았고, 대한장애인체육회 등과 함께 캠페인 확장 방안을 논의중입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는 패럴림픽. 리우패럴림픽에는 177개국이 참가했고, 한국은 11개 종목 164명의 선수단(선수 81명, 임원 58명, 지원단 25명)을 파견했습니다.

9일 사격 10m 공기소총입사에서 김수완 선수가 한국에 첫 메달을 안겼고, 조기성 선수는 한국 패럴림픽 역사상 최초로 자유형(100m) 금메달을 따냈습니다. 이인국 선수도 배영 100m에서 금메달을 추가하는 등 선전하고 있습니다. 두 청년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패럴림픽이 끝나는 날까지 관심과 격려가 이어지길 바랍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