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준호
산업부 기자
2009년 도입 ‘수명주기 5년’ 지나
중국, 10년 전 부터 4000억씩 투자
하지만 그 수퍼컴퓨터 4호기도 이제는 세월이 지나 세계 500위권 밖으로 밀려난지 오래다. 그래도 아직 KISTI의 수퍼컴퓨터 4호기는 할 일이 산더미다. 국내 중소기업이 이 4호기를 한 번 사용하려면 3.5대1의 경쟁률을 뚫어야 할 정도다. 사실 4호기는 은퇴 시기가 진작에 지났다. 학계에서는 수퍼컴퓨터의 수명 주기를 5년으로 보고 있다.
‘무어의 법칙’에 따르면 컴퓨터의 성능은 5년마다 10배, 10년마다 100배씩 향상된다. 현재 세계 수퍼컴퓨터의 속도는 테라의 1000배에 달하는 페타의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 때문에 KISTI는 내년을 목표로 25페타플롭스급(PFlops)의 수퍼컴퓨터 5호기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성태 의원은 7일 “한국은 수퍼컴 선순환 생태계가 망가진 지 오래다. 한국의 수퍼컴은 현재 동맥경화증을 앓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미래부가 세운 2020년 목표라는 게 고작 2008년 세계 1위 수준이고, 최종 목표인 2025년도 수퍼컴의 성능도 지금의 세계 2위 성능에 불과하다. 이대로라면 한국은 영원히 따라잡을 수 없는 무지개를 쫓아가는 셈이다.
10년 전 수퍼컴퓨터 10대를 가지고 있던 중국은 그간 매년 4000억원씩을 투자해 개발에 나섰다, 올해는 드디어 수퍼컴 최강국 미국을 넘어서 세계 1위에 올랐다. 김 의원은 “수퍼컴 활용에 대한 국가적 인식 전환은 물론, 과감한 예산과 인력 투자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준호 산업부 기자 choi.joonho@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