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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대학 설립 등 국립대 개혁 기치 내건 전호환 부산대총장

중앙일보 2016.09.07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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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 부산대 신임 총장. 송봉근 기자

7일 오후 부산대에서 서울대·전남대·강원대 등 전국 18개 대학 총장들이 전국 국·공립대 총장 콘퍼런스를 열었다. 전호환(58·사진) 부산대 총장은 ‘대학교육 혁신방안’이란 주제 발표를 했다. 그는 “대학이 위기에 놓여있다”고 진단하고 지역별 국립대의 연합대학 추진, 교원양성전문대학원 도입 등을 개혁 방안으로 제시했다.

경남 합천 출신으로 부산대 조선공학과에서 학·석사, 영국 글래스고 대학에서 조선해양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4년부터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논문 300여 편, 저서 9권, 특허가 24건일 정도로 왕성한 연구 활동을 해왔다.

직선 총장으로서 지난 6월 취임한 이후 ‘국립대 개혁’의 기치를 내건 전 총장을 중앙일보가 인터뷰했다.
 
왜 대학이 위기인가.
“ 2005년 출생자는 43만5000명 정도이고, 이들이 만 18세가 되는 2023년 고교졸업자 수는 39만6000명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진학률이 67%이나 OECD 국가의 평균 대학진학률 40%를 감안하면 2023년 진학률은 약 60%로 떨어질 것이다. 이는 53만 명인 현 대학정원이 30만 명 이상 줄어 대학 절반은 문을 닫아야 한다는 뜻이다. 지방대는 더 심각해질 것이다.”
국립대도 위기인가.
“국립대도 재원(돈)과 자원(학생 수) 등 인적·물적 부족을 겪고 있다. 정부의 복지예산 증가와 반값등록금 정책으로 심한 재정압박을 겪고 있다. 대학 재정과 학생 수를 늘려주기 위해 ‘평생단과대’를 도입한 거 아니냐. ”
해결책은 뭔가.
“지역별로 국립대의 연합대학을 설립해야 한다. 부산에는 부산대·한국해양대·부경대·부산교육대 등 4개 국립대가 있다. 이의 연합대 총장을 두고 그 아래에 유사·중복학과 통폐합, 강점분야 특성화를 이룬 4개 특성화 대학을 두는 것이 핵심이다. 연합 초기에는 대학별로 운영체계를 유지하면서 교류협력으로 대학 간 장벽을 없애고 학문별 수월성을 고려한 특화분야를 통합하고, 완성단계에선 연구·교육·인력양성 중심대학을 둔 하나의 대학체제로 운영하면 된다. ”
대학 간 이기주의로 쉽지 않을 것이다.
“위기상황이라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A대가 B대를 잡아먹는 게 아니라 서로 특성화해 경쟁력을 높이고 동반성장하자는 거다. 연합대학은 규모의 경제다. 경상경비 줄이고 재정을 같이 활용하고 행정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기숙사·도서관 같은 거대 인프라를 공동투자하면 재정도 줄일 수 있는 것 아니냐.”
여론은 어떻나.
“부산의 상공인들은 전부 연합대 하라 한다. 밀어붙여라 한다. 지난 7월 부산대에서 열린 거점국립대총장협의회(회장 충북대 윤여표 총장)에 참석한 8개 대학총장도 연합대 구축에 동의하고 지역별로 모델개발을 논의하기로 했다.”
외국 사례는 있나.
“미국은 3500여 개 대학 중 230여 개 대학에서만 박사학위를 주고,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은 10개 연구중심대학과 21개 전문인력양성대학으로 이원화돼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5개 대학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교수 공동임용, 공동학과운영, 교차수강 등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일본의 도쿄 5개 대학은 분야별로 특성화해 공동 학사운영체제를 도입하고 있다.”
교육부와 교감은 있었나.
“10년 전부터 교육부가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용이다. 어제오늘 추진해온 일이 아니다. 정부가 권하는 것이다.
연합대 하려면 대학 구성원 감축 등 희생이 뒤따라야 한다.
“국립대 교직원은 공무원이어서 강제로 자를 수 없다. 아직 학생 1인당 교직원 비율도 낮다. 대신 자연감소 때 충원하지 않거나 퇴출제 등을 강화할 수 있다.”
취임 이후 구상 중인 부산대 자체의 개혁조치는 없나.
“교수 퇴출제 요건을 확대해 문제가 있는 교수는 신규채용 심사위원 같은 권리나 성과급 같은 복지를 박탈할 것이다.”
사립대는 어떻게 해야하나.
“운영이 어려운 사립대의 재단에는 일부 재산을 가져갈 수 있게 퇴로를 열어주고 정부가 인수해야 한다. 그 뒤 연합대에 흡수시키거나 준공립대(공익법인)를 추진하면 된다."
국립대 재정을 늘리려면.
“국립대의 자산 활용에 제약이 너무 많다. 자산 매각과 임대도 안 되고 하더라도 국고로 들어간다. 아파트·실버타운 건립 같은 사업을 하게 하거나 자산 매각·임대 때는 대학 회계에 넣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재정에도 도움이 된다.”
대학이 정부재정 지원에 너무 의존하는 건 아닌가.
“초저금리시대를 맞아 공익법인의 기금관리 규정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즉 대학발전기금의 이자를 4~5%로 정하고 은행의 실제 이자율과의 차액을 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 그래야 대학 발전기금이 많이 들어오고 정부 의존을 낮출 수 있다.”
사립대에 국가장학금이 많이 간다는 게 사실인가.
“2015년 정보공시 자료를 봐도 그렇다. 소득연계형 국가장학금을 보면 사립대에 총 2277억원이 갔고, 국립대에 446원이 갔다. 학생 수가 많아서 그렇게 이해할 수도 있지만 그게 아니다. 1인당 지급액을 보면 사립대가 165만원, 국립대가 134만원으로 사립대가 30만원 더 많다. 정부 돈으로 왜 사립대에 더 많은 장학금을 주나.”
그래서 명문 사립대의 등록금 자율화를 주장하나.”
“국가 경쟁력 제고 위해 명문사립대 육성이 시급하다. 미국 명문 사립대는 대학수준에 맞는 등록금과 재단기금으로 운영한다. 많은 등록금을 내고 하버드대학에 가듯이 서울의 10개 정도 사립대는 등록금 많이 받아 양질의 교육해야 한다. 저소득층도 뽑아 장학금을 대학재정으로 줘야 한다. 대신 지역의 국공립대에 진학하는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을 우선 지급하고 타지역 국립대에 진학하면 장학금을 차등지원해야 한다.”
대학 구조개혁법안의 법제화는 어떻게 보나.
“부실대학은 문을 닫을 수 있게 하자는 거다. 아까 말했듯이 재단에 자산 일부를 가져갈 수 있게 퇴로를 열어주고 부실대학을 준공립대학(공익법인)으로 전환하면 된다. 그러면 국공립대 비율을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상향할 수 있다. 지금은 국립대와 사립대의 학생비율이 22대 78이다. 선진국은 그 반대다. 20대 국회에서 대학 구조개혁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
교원양성전문대학원 도입은 뭔가.
“우리나라는 사범대 체제다. 전국 사범대 학생이 4만명(교직과목 이수자 포함)이나 돼 이들이 교사임용 고시에 합격하기 위해 재수, 삼수를 한다. 사회적 낭비다. 임용고시 준비로 영어공부도 하지 않아 글로벌 경쟁력도 떨어진다. 사범대를 없애고 전문대학원을 만들면 정원을 얼마든지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다. 교원전문대학원으로 북한의 교사 교체 등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
직선 총장인데, 총장 직선제가 옳다고 보나.
“세상에 완전한 정의가 있나. 직선제도 장단점이 있다. 줄세우기 같은 폐단이 있는 반면 우리가 원하는 사람을 뽑아 비전과 약속에 따라 열심히 대학을 운영할 수 있다. 그게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교육부는 왜 간선제를 주장하나.
“줄세우기 등의 폐단 때문이다. 그래서 교육역량강화사업 등을 공고할 때 직선제를 하면 페널티를 준다든지 한다. 우리 대학도 정부지원사업에서 많은 불이익을 받았다. 교수들이 십시일반 돈을 내기도 했다. ”

부산=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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