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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레터] 있는 집 청년도 힘들다며

중앙일보 2016.09.07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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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서울시에서 청년수당 50만원을 받은 사람 가운데 굳이 도움이 필요없는 유복한 집 자녀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억대 연봉 가정이나 거액의 부동산을 보유한 것으로 보이는 집안의 청년들입니다.

서울시는 당초 수혜대상에 ‘경제적으로 곤란한 청년’이라는 조건을 넣었으나 시행 과정에서 구멍이 생긴 겁니다. 잘 사는 집안에서도 청년은 힘들 수 있다는 게 서울시 해명입니다. 서울시도 참 힘들구나, 하는 인상을 줍니다. 수혜층을 정확히 선별해 새는 돈 없이 지원해주는, 외과수술적 복지전달체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내놓은 선의의 복지정책들은 결국 낭비와 비효율의 늪에 빠지기 쉽습니다. 청년수당도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사는 집이 520만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마다 하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 결과 1인 가구는 전체의 27.2%로 2인, 3인, 4인, 5인 이상 가구보다 많았습니다. 1990년만 해도 28.7%에 달하던 5인 이상 가구는 이제 6.4%로 감소했습니다.

대가족이나 다자녀 가족은 희귀종이 돼버렸습니다. 혼자 사는 집이 늘면서 생활패턴과 산업·유통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혼밥·혼술이 일상화하고, 소형 아파트나 오피스텔 수요가 늘고, 신선식품의 소포장 유통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혼자 까먹을 수 있는 참외만한 수박도 나왔더군요.

이와 함께 전체 인구의 한 가운데에 해당하는 중간연령이 41.2세로 처음 40세 선을 넘었습니다.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의 비중도 13.2%로 5년 전보다 2.2%포인트 높아졌습니다. 한국이 그만큼 나이들었다는 뜻입니다. 이 비중이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라 하는데, 전남(21.1%)은 이미 이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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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에서 배추값이 한 포기에 1만원이나 한답니다. 시간 당 최저임금보다 훨씬 높습니다. 요즘 농수산물 시세는 지난해 추석 시즌의 3배에 달합니다. 폭염 탓이 큽니다. 명절 음식상 차리기가 큰 부담입니다. 이대로면 외식비도 들썩일 겁니다.

가격이 폭등하면 소비자는 구매를 보류 또는 축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상인들이 한숨을 쉬는 이유입니다. 디플레 걱정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는 게 그나마 위안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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