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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의 대선 패배 시나리오 5가지 무언가 보니…

중앙일보 2016.09.0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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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트럼프 지지율 추이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좀처럼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와의 지지율 격차를 벌리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영국 BBC방송이 클린턴의 대선 패배를 부를 수 있는 5가지 가상 시나리오를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①블랙 스완(black swan): 누구도 예기치 못한 돌발상황으로, 주로 악재를 의미하는 블랙 스완이 클린턴을 덮칠 경우다. BBC는 클린턴에게 위협이 될 블랙 스완의 예로 미 경제 악화와 테러·자연재해 등을 꼽았다. BBC는 “클린턴 지지율은 미 경제지표와 비례하는 흐름을 보였다. 미 경제가 악화되면 그의 지지율이 미끄러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회복 기운이 감돌던 미 경제는 이달 들어 부진한 모습이다. 지난주 발표된 제조업 및 비농업 부문 고용 지표, 이날 서비스업 지표는 시장 예상을 하회했다. BBC는 다만 “단기적 악화가 아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강력한 돌발 악재 수준이어야 대선 당선 여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테러나 자연재해도 선거판을 뒤집을 수 있는 블랙 스완이다. 미국에서 가장 최근 발생한 테러는 49명의 사망자를 낸 지난 6월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이다. 극단 이슬람주의에 빠진 자생적 테러리스트의 소행이었다. 이후 트럼프는 미국 이민자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주장한 반면 클린턴은 총기 규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BC는 “대선 전에 비슷한 테러가 발생한다면 여론이 트럼프에 기울 수 있다”고 전했다.

자연재해의 경우 과거 사례를 보면 정부 대처 능력에 따라 대선 후보에 대한 유·불리가 제각각이었다. 예컨대 2012년 허리케인 샌디는 당시 재선 후보였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하지만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당시 집권 공화당 정부를 괴롭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직전 해 재선에 성공하고도 카트리나에 대한 부실 대응으로 두고두고 민주당의 공격을 받았다. 2008년 대선 때 오바마 당시 대선 후보가 카트리나 부실 대응을 문제 삼았을 정도였다.

②스모킹건(Smoking gun): 어떤 범죄나 사건을 해결할 때 나오는 결정적 증거를 일컫는다. BBC는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이 클린턴이 국무장관 재직시절 개인 e메일 서버를 사용해 논란이 된 ‘e메일 스캔들’을 스모킹건으로 지목했다. FBI는 클린턴에 대해 불기소 방침을 내렸지만 이후에도 양파 껍질처럼 의혹이 하나씩 나오는 형국이다.

BBC는 “위키리크스의 설립자인 어산지가 10월 중 클린턴의 e메일 스캔들에 관한 추가 정보를 폭로할 가능성이 있다”며 “클린턴을 악몽으로 빠지게 할 스모킹건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③샤이 트럼퍼즈(Shy Trumpsters): 수줍은 영국 보수당 지지자들이란 뜻의 ‘샤이 토리’(Shy Tory)에서 따온 수줍은 트럼프 지지자들을 말한다. BBC는 “겉으로는 트럼프 지지를 표 내진 않지만 실제 투표장에선 트럼프에게 투표할 샤이 트럼퍼즈가 예상보다 많을 경우 클린턴이 패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주 등 경합주에서 클린턴이 약소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샤이 트럼퍼즈가 쏟아질 경우 판세가 뒤집힐 수 있다는 것이다.

④대선 해킹: FBI는 최근 일리노이·애리조나주의 선거 데이터베이스가 일부 해킹된 사실을 발견했다. 미 수사당국은 대선 해킹 경보를 발령하고, 혹시 모를 대선 해킹에 대비해 보안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있다. BBC는 “대선이 해킹 당할 가능성은 극히 적지만 의심되는 정황이라도 있을 경우 선거 결과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클린턴의 승리가 전망되는 상황에서 해킹 변수가 선거 결과의 신뢰성에 흠집을 낼 수 있다는 얘기다.

⑤3번의 대선 후보 토론: 마지막으로 트럼프와의 세 차례 대선 후보 토론이 꼽혔다. 미 대선일(11월 8일) 전 클린턴과 트럼프 간 세 차례 TV토론이 열린다. 두 사람의 첫 TV토론은 26일 예정돼 있다. BBC는 “1980년 8000만 명이 시청한 대선후보 TV토론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꺽은 결정적 장면이 됐다”며 TV토론의 파급력은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전했다. 이어 “클린턴은 수십 년간 TV쇼 진행을 해오며 갈고 닦은 트럼프의 말 재간에 놀아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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