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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호, 추미애 면전서 "침묵으로 말하겠다" 무슨 뜻?

중앙일보 2016.09.07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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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가 7일 당 지도부 공개 회의에서 ‘침묵’을 선택한 것을 둘러싸고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더민주 최고위원회의에서 추미애 대표의 발언이 끝난 뒤 자신의 발언 차례가 오자 이례적으로 ‘패스’를 했다. 관례적으로 아침 지도부 회의는 10~15분가량 취재진에 공개되고, 이 때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그날의 주요 이슈 등에 대해 ‘필수 발언’을 하며, 이어 몇몇 최고위원들이 보충 발언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날 우 원내대표는 발언하지 않았다. 사회자는 “우 원내대표는 사전에 침묵으로 말씀하시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추 대표는 “예, 침묵의 시간을 드려야죠”라고 짧게 말했고, 조금 뒤 다른 최고위원들이 마이크를 잡고 발언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더민주 관계자는 “김종인 전 비대위 대표 때도 공개발언은 몇 명만 하곤 했다”며 “마침 이날 3~4명의 최고위원들 발언이 예정돼 있어서 우 원내대표는 발언을 생략한 것일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우 원내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침묵으로 표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우 원내대표가 그동안 김 전 비대위 대표와 호흡을 맞추며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배치 문제 등 민감한 정국 현안에 대해 강경 발언을 자제하는 등 숨고르기를 해왔는데 “사드 반대” 등 강경 노선을 주창하는 추 대표가 취임하면서 당의 중심추가 추 대표쪽으로 급격히 쏠리는 모습을 보이자 ‘침묵시위’를 통해 제동을 걸고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더민주의 또 다른 관계자는 “우 원내대표 등 기존 지도부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중도개혁노선을 유지하는 게 당의 내연 확장에 유리하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각종 현안에 대처해 왔는데 추 대표 등 신임 지도부가 대여투쟁 등 원칙론을 다시 강조하고 나서면서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당초 연기하기로 야3당이 합의한 서별관회의 청문회가 국민의당의 입장 변화로 8~9일 전격적으로 열리게 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청문회 개최 결정 이후 정치권 주변에서는 4·13 총선에서 제1당을 차지한 더민주가 이후 제2당의 위치로 내려앉은 데 이어 이젠 제3당인 국민의당에 정국의 이니셔티브까지 빼앗기는 것 아니냐는 섣부른 전망마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박신홍 기자 jbje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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