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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에 1만원!…김장철에는 내려갈까요?

중앙일보 2016.09.0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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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에 1만원이래요!”

요즘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 등의 화제 중 하나가 배춧값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급등하더니 급기야 한 포기에 1만원의 가격표를 붙인 상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배추 가격은 얼마나 올랐을까.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서울 가락시장의 8월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상품(上品) 10㎏ 기준 1만5250원으로 전년 동월대비 124%, 평년(최근 5년)대비 92.5% 급등했다. 9월 1~6일에는 2만874원까지 뛰어올랐다. 배추 평균 도매가격은 8월 초순에만 해도 1만304원에 불과했지만 8월 중순 1만4082원, 8월 하순 2만157원 등으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 달 만에 2배로 뛴 가격이다.

이에 따라 소매가격도 천정부지로 뛰어오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6일 현재 배추 한 포기당 평균 소매가격은 8035원으로, 1개월전의 3904원에 비해 106%나 상승했다. 포기당 1만원 짜리 배추의 등장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

이유가 뭘까. 한국은행 강원본부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재배면적의 감소다. 7~9월 출하되는 배추는 ‘여름배추’로, 전부 강원 지역 고랭지에서만 생산된다. 배추는 18~21도의 서늘한 기후에서 재배 가능한 호냉성 작물이어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 영향에 따른 재배 적격지 감소와 중국산 김치 수입증가에 따른 수요 감소로 강원지역 고랭지 배추 재배면적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2013년 5099㏊에서 2014년 4579㏊, 지난해 4369㏊로 계속 감소 추세다.

두 번째 원인은 올 여름의 가뭄과 폭염이다. 고랭지 배추 최대 산지인 대관령의 올 7월 하순 ~ 8월 중순 강수량은 38.4㎜로 평년(352.3㎜)의 10% 수준에 그쳤다. 여기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진딧물 등 해충이 번성하고, 잎마름병과 쏙썩음병 등이 확산하면서 생산량이 30% 정도 감소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과거에는 대부분 폐기됐던 저품질 배추들도 출하 준비를 마친 상태다. 박종필 한은 강원본부 경제조사팀 과장은 “여름배추는 추위에 약해 추석까지 출하하지 못한 배추는 대부분 산지에서 폐기되는데 지금은 하품(下品)의 경우에도 높은 가격이 형성돼 있어 시장에 출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배춧값 고공행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박 과장은 10월까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배춧값이 현 수준보다는 다소 하락하겠지만 김치 제조업자가 납품계약 이행을 위해 도매시장에서 원재료 조달에 나서고 있어 추석 이후 준고랭지 2기작 배추가 출하되는 10월까지는 평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치 제조업자는 통상 계약재배를 통해 원재료를 전량 산지에서 100% 조달하지만, 올해는 작황 부진으로 공급이 예년의 70%에 그치면서 나머지 물량을 도매시장을 통해 조달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만 10월 이후에는 가격이 안정될 가능성이 높아 김장철 가계부담은 다소 경감될 전망이다. 박 과장은 “준고랭지 지역에서 재배되는 가을배추는 현재 생육상태가 양호한 상황이라 이 물량이 본격적으로 쏟아지는 10월 이후부터는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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