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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용 금지 기름치가 구이용 메로로 둔갑

중앙일보 2016.09.07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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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치 뱃살을 구워서 양념을 곁들이면 육안으로 메로구이와 차이를 알기 쉽지 않다. 강승우 기자

설사·복통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식용으로 국내 유통이 금지된 바다물고기 ‘기름치’를 심해어종인 ‘메로’의 구이용으로 속여 전국에 유통한 업자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해양범죄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식품위생법 위반)로 수산물 업체 대표 A씨(52)를 구속했다고 7일 밝혔다. A씨는 2012년 3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미국 수출용으로 국내에 반입한 기름치의 뱃살 등 부산물 22t(유통원가 8800만원 상당)을 메로 구이용으로 가공해 전국에 유통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농어목 갈치꼬리과에 속하는 기름치의 지방은 세제나 왁스의 원료료 사용되는데, 사람이 소화할 수 없어 먹으면 설사·복통·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6월부터 국내 반입과 유통이 금지됐다.

하지만 A씨는 수입금지를 권고하는 미국에 스테이크용으로 수출한다며 국내에 기름치를 들여와 뱃살 등 남은 부산물을 버리지 않고 메로로 속여 도소매업체 등에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름치 뱃살을 구워서 양념을 곁들이면 육안으로는 구운 메로와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기름치는 1㎏당 3000원가량이지만 메로는 1㎏당 2만원 선에 거래된다. 이 때문에 A씨에게서 기름치를 납품받은 음식점에서는 기름치가 유통 금지 품목인 것을 알고도 차익을 노려 기름치를 구운 메로로 속여 손님에게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기름치를 수거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한 결과 메로가 아닌 기름치인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에게서 기름치를 납품받아 메로로 둔갑해 판매한 도소매업체 대표 7명과 생선구이 전문점 운영자 12명 등 19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현진 해양범죄수사대장은 “이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부

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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