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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가비상 때 쓸 컨테이너선 총 22척 중 12척이 한진해운

중앙일보 2016.09.07 02:30 종합 4면 지면보기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전쟁 물자 등을 운송하는 데 쓰일 ‘국가 필수 컨테이너선’의 54%가 한진해운 선박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를 대체할 선박도 마땅하지 않다.

청산 땐 국가 필수선박도 비상
요건 갖췄지만 미등록 선박 39척
이 중 대한민국 국적은 5척 불과

6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현재 국가 필수 컨테이너 선박은 총 22척(125만5369TEU)이 지정돼 있다. 이 중 12척(62만2414TEU)이 한진해운 선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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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석 해양수산부 장관(오른쪽)이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해운회관에서 열린 국내외 주요 선사 간담회에서 선사 관계자들에게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에 따른 물류 혼란 해결을 위한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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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위기 상황에서 동원 가능한 컨테이너선의 절반을 보유한 한진해운이 청산된다면 이를 대체할 선박도 제한적이다. 본지가 우리나라 선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173척의 컨테이너 전용 화물선을 전수조사한 결과 선박등록법상 지정 요건을 충족한 선박 중 현재 국가 필수선으로 등록되지 않은 컨테이너선은 39척에 불과했다. 국제선박등록법 시행령 3조는 국제총톤수 1만5000t 이상, 선령 20년 미만 등을 요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또 이 39척 중 선박의 국적이 대한민국인 배는 5척에 불과했다. 고려해운이 4척(KMCT홍콩·KMCT인천·KMCT칭다오·KMCT톈진), 현대상선이 1척(현대타코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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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에 따르면 원칙상 한국 국적 배만 국가 필수선으로 지정할 수 있지만 향후 대한민국 국적 취득을 조건으로 빌린 배(국취부나용선)의 경우 제3국 국적이더라도 국가 필수선 지정이 가능하다. 다만 나머지 34척이 모두 파나마·마셜군도 등 선박 규제가 느슨한 국가에 등록했다는 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국가는 운항 기준이나 선원 관리 규제가 비교적 자유로워 비상시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선사들이 국가 필수선 지정을 꺼린다는 점도 문제다. 컨테이너선은 국제선박등록법 시행령 에 따라 척당 1억412만8000원의 인건비를 제공한다. 하지만 6명을 제외한 모든 선원을 한국인으로 교체해야 하기 때문에 선사 입장에선 여전히 인건비가 부담이다. 컨테이너 선박에는 평균 20명이 탑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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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정부는 현대상선이 나서 주길 기대한다. 선박법상 지정 요건을 갖춘 39척 중 17척을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일단 현대상선 입장을 듣고 선사들과 협의해 필수선박을 추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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