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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지금 경제 위기” 박 대통령에게 민생 회동 제안

중앙일보 2016.09.07 01:53 종합 8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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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6일 국회 교섭단체대표 연설에 앞서 본회의장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추 대표는 ‘경제와 민생’을 주제로 연설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들에게 “상대 당을 존중하는 정치문화를 만들자. 연설 중 야유나 고함을 자제해 달라”는 문자를 보냈다. [뉴시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6일 원고지 50장 분량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문에서 경제를 67회, 민생을 32회 반복했다. 제1야당 대표로서 추 대표는 교섭단체 대표 연설 데뷔전을 경제와 민생으로 채웠다. 정치 현안에 대한 발언은 최소화했다.

“아버지가 만들어놓은 주력산업
박 대통령이 다 까먹고 있어” 주장
임금 인상과 조세 개혁, 해법 제시

추 대표는 연설에서 경제 상황과 관련해 “심각한 비상 경제 위기”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대한민국 주력 산업을 다 까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버지가 일군 과거의 경제정책에 의존하고 그 시대의 성공신화를 그리워하는 것으로는 지금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이념과 진영논리를 벗어나 정치가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박 대통령에게 ‘비상 민생경제 긴급 회동’을 제안했다.

추 대표가 사전에 배포한 연설문에는 ‘영수회담’이라고 돼 있었으나 실제 연설에선 긴급 회동이라고 표현했다. 신창현 대표 비서실장은 “굳이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권이 대화한다면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추 대표가 강조한 경제 위기의 해법은 임금 인상과 조세 개혁이었다. 그는 “밤낮으로 땀 흘려 일하고도 일한 만큼 받지 못하고 번 것은 세금으로 다 뜯기는 경제를 바꿔야 한다”며 “이제는 가계소득을 늘려 지출 여력을 확보하고 내수를 활성화시켜야 성장이 가능한 시대”라고 말했다.

여당이 반대하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도 “지난 10년간 부족한 세수를 채운 것은 서민과 국민”이라며 “‘낙수 효과’(고소득층의 소득 증대가 소비·투자 확대로 이어져 저소득층의 소득도 증가하는 효과)를 통한 성장 전략은 전 세계 시장경제가 이미 버리고 있는 그릇된 경제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외교안보 정책과 관련해선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햇볕정책을 버리고 강풍정책을 택해 북핵이 고삐 풀린 괴물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강풍정책과 외교 무능이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면서 만들어낸 패착이 바로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라며 “사드는 북한의 미사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지 못하는 만큼 군사적으로 무용지물”이라고 말했다. 한편으론 “북한 당국에도 엄중히 경고한다. 핵과 미사일은 우리 민족의 공멸을 가져올 뿐”이라고 했다. 다만 전당대회 과정에서 강조했던 ‘사드 반대 당론화’에 대해선 언급을 피했다.

여야 의원들은 전날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의 연설 때와는 달리 박수나 야유 없이 조용히 연설을 들었다. 돌발 상황은 사드가 배치되는 경북 성주를 지역구로 둔 이완영 의원이 사드 관련 발언 도중 “안보는 안보”라고 소리를 지른 정도였다.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연설 전 소속 의원들에게 “상대 당을 존중하는 정치 문화를 만들자. 연설 중 야유나 고함을 자제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추 대표는 연설을 마친 뒤 여당 의원들의 자리로 가 일일이 악수를 청했다. 이정현 대표는 “차분하게 야당으로서 할 수 있는 말과 참고될 만한 말을 했다”고 평가했다.

강태화·이지상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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