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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곰내터널 시민 영웅들을 찾습니다”

중앙일보 2016.09.07 00:56 종합 23면 지면보기
21명의 어린이를 태운 유치원 버스가 터널에서 빗길에 미끄러져 넘어졌다.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어린이 구조에 나섰다.

통학 버스 사고서 유치원생들 구해
부산경찰청, 감사장 전달 예정

지난 2일 오전 11시쯤 부산 기장군 철마면에서 정관읍 방향의 곰내터널에서 유치원 버스가 빗길에 휘청거리다 터널 오른쪽 벽을 들이받고 튕겨 나간 뒤 다시 왼쪽 벽을 들이받고 오른쪽으로 넘어졌다. 버스는 이날 동래구 사직동 유치원을 출발해 기장군 장안읍 유아교육원으로 가던 중이었다. 버스에는 인솔교사 1명과 4~5세 유치원생 21명, 운전기사 등 23명이 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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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부산 기장군 곰내터널에서 어린이 21명이 탄 유치원 버스가 넘어졌다. [사진 부산경찰청]

사고 직후 이곳을 지나던 차량 운전자들도 즉각 구조에 나섰다. 가장 먼저 한 남성이 한 손에 휴대전화를 들고 버스로 뛰어갔다. 이 남성은 119에 사고 사실을 신고하는 듯 했다. 10여 명의 남성도 넘어진 버스로 다가갔다.

한 남성은 비상용 망치로 차량 뒤쪽 유리창문의 모서리를 조심스럽게 부수기 시작했다. 아이들이 다칠까 염려하는 모습이었다. 이때쯤 현장에 도착한 소방대원들이 구조에 합세했다. 아이들은 깨진 유리창으로 한 명씩 차례로 나왔다. 시민들은 아이들을 터널 보수용 인도에 앉혔다. 또 다른 남성은 사고에 놀란 아이들의 상태가 괜찮은지 일일이 살피며 안심시키기도 했다.

아이들도 당황하지 않고 차분히 앉아있었다. 21명의 어린이와 인솔교사 등이 모두 큰 부상 없이 구조됐다. 2명의 아이만 이마 쪽에 찰과상을 입었다. 모두 안전벨트를 맨 덕분이었다.

당시 상황은 뒤따르던 차량의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다. 부산경찰청은 9명의 시민이 구조한 것으로 파악하고 감사장을 주기 위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등에서 찾고 있다.

부산경찰청 박상욱 교통안전계장은 “나서기 쉽지 않은 급박한 상황에서 시민들이 동요하지 않고 아이들을 안전하게 구조해 큰 인명피해 없이 사고가 수습될 수 있었다”며 “다음주쯤 감사장과 상금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의 051-899-2153.

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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