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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활력 vs 균형발전 역행…대전시청 앞 지하상가 논란

중앙일보 2016.09.07 00:51 종합 23면 지면보기
대전시 서구 둔산동 대전시청 북문 앞에 추진 중인 지하상가 건설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둔산지역 활성화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주장과 도시 균형발전에 역행한다는 원도심 상인·주민들의 우려가 맞서고 있다.

민자로 1㎞ 구간 500개 점포 조성
기존 상인 “상권 위축” 반대 목소리
타당성 검토 결과는 12월 중순 나와

대전시는 한밭산업개발㈜이 제출한 ‘대전 북문지구 지하공간 개발 제안서’에 대한 타당성 용역을 대전발전연구원에서 진행 중이라고 6일 밝혔다. 용역결과는 12월 중순께 나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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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가 제출한 제안서에 따르면 둔산동 시청역네거리~은하수네거리(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시청 북문~서구청을 ‘T자’로 연결하는 지하상가를 건설하게 된다. 지하상가는 길이 1㎞, 연 면적 40만㎡로 지하 1층에는 500여 개의 상가가 들어서고 지하 2층엔 700여 면의 주차장이 조성된다. 건설비용은 2300억~2400억원이며 사업기간은 타당성 검토와 인·허가 등을 거쳐 30개월 정도 필요할 것으로 업체 측은 예상하고 있다.

지하상가는 민간업체가 건설해 소유권을 공공기관(대전시 등)에 넘긴 뒤 운영수익으로 투자비를 회수하는 BTO(Build-Transfer-Operate·수익형 민자사업) 방식이 유력하다.

한밭산업개발 관계자는 “둔산지역이 개발된 지 25년이나 지났고 이미 도안신도시와 세종으로 상권이 이동하는 추세”라며 “둔산상권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지하상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구 대흥동·선화동·은행동 등 원도심 지역과 둔산지역 일부 상인들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상권중심이 새로운 지하상가로 쏠리면서 원도심 등 기존 상권이 위축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전상인연합회는 최근 대전발전연구원과 대전시의회·중구청 등에 지하상가 조성 반대 의견서와 서명부를 제출했다.

상인들 사이에서는 ‘이미 결정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중앙로지하상가 운영위원회, 은행동 상점가 상인회, 역전지하상가 상인회 등 다른 대전지역 상인회도 반대하고 있다.

구범림(50) 대전상인연합회장은 “시청 북문 앞 지하상가가 조성되면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원도심과 둔산지역 균형발전을 위해서라도 지하상가 추진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 중구의회는 지난 1일 열린 임시회에서 ‘대전시청 북문 앞 지하상가 건설 중단 촉구 건의안’을 만장 일치로 채택했다. 대전시가 주장해온 균형발전 정책에 맞지 않고 원도심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중구의회 김귀태 운영위원장은 “원도심은 이미 슬럼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며 “대전시는 사업제안을 백지화하고 원도심 활성화 대책을 제시하라”고 촉구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며 “상인과 원도심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문제가 있으면 지하상가를 건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대전에서는 2013년 동구 삼성네거리~원동네거리 일원에 지하상가 건설이 추진되다 ▶보행자 통행 불편 ▶지역경제 악영향 등을 이유로 사업이 취소되기도 했다.

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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