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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억원 놓고 달린다, 과천에 모인 세계 명마들

중앙일보 2016.09.07 00:32 종합 29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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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리는 ‘코리아컵’에는 8개국을 대표하는 명마(名馬)들이 출전한다. 9년 만에 삼관마(三冠馬)에 오른 파워블레이드가 한국 대표로 나선다. [사진 렛츠런파크]

한국에서 ‘경마 월드컵’이 열린다. 한국마사회는 오는 11일 경기 과천시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국제경주인 ‘코리아컵’을 개최한다. 이날 오후 4시 25분에 코리아 스프린트(1200m), 오후 5시 30분에 코리아컵(1800m) 레이스가 열린다. 두 레이스에는 모두 국산마 9두와 외국마 7두 씩이 출전한다. 코리아컵의 총 상금은 17억원이나 된다. 1200m에는 7억원(우승상금 4억원), 1800m는 10억원(우승상금 5억6000만원)이 걸려 있다.

11일 ‘제1회 코리아컵’ 레이스
누적상금 41억원 일본 경주마 등
한국 포함 8개국 36마리 출전

전세계에 걸쳐 경마사업을 하는 국가는 100개가 넘는다. 국제경마연맹 등이 국가별 경주마 능력과 경마 산업 등을 고려해 파트 1~3, 그리고 미분류국으로 나눈다. 독일·미국·영국·이탈리아·호주·일본 등 17개국이 파트1에, 스웨덴·싱가포르 등 12개 국이 파트 2에 속한다.

한국은 지난 7월 파트3에서 파트 2로 승격했다. 코리아컵은 한국 경마의 파트2 승격을 자축하는 한편 파트1 진입을 위한 초석을 마련하는 대회다. 박양태 한국마사회 경마본부장은 “경마시행 94년 만에 한국이 파트2로 올라섰다. 코리아컵을 계기로 한국경마의 국제화를 강화해 2022년에는 파트1으로 승격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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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컵에는 한국 외에 영국·싱가포르·아일랜드·프랑스·아랍에미리트·홍콩·일본의 세계적 명마(名馬)들이 출전한다. 8개국 중 한국과 싱가포르를 제외한 6개국이 파트1 소속이다. 일본의 크리솔라이트(6세마)는 1800m에서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다. 지금까지 상금 누적액이 26억원이다. 싱가포르의 인판트리(4세마)는 올해 12차례 레이스 중 우승 4회, 준우승 6회를 차지한 신흥 강자다. 1200m 우승후보 아일랜드의 와일드듀드(6세마)는 우승확률 50% 이상을 자랑한다. 전성기가 지났지만 일본의 그레이프 브랜디(8세마)는 누적상금이 총 41억원에 이른다.

뛰어난 외국마 사이에서 국산마들이 어떤 성적을 거둘 지도 관심거리다. 1800m에 나서는 파워블레이드(3세마)는 KRA컵 마일·코리안더비·농림축산식품부장관배 우승을 휩쓸며 한국에서는 9년 만에 삼관마(三冠馬)에 등극한 국내 최강마다. 1200m 레이스에는 최강실러를 비롯해 오뚝오뚝이, 빛의정상 등이 이변을 꿈꾸고 있다.

이제 첫걸음을 내딛는 코리아컵을 세계 최대 규모의 두바이 월드컵(총상금 120억원)이나 236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앱섬더비(총상금 24억원) 등과 비교하는 건 무리다. 그러나 한국마사회는 부가가치가 높은 경마산업의 성장을 위해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013년 싱가포르를 시작으로 경마 중계를 해외에 수출하고 있다. 홍콩·마카오·아랍에미리트 등 9개국에도 경주 송출을 앞두고 있다.

국내 경주가 해외로 송출되면 해외에서 마권을 팔고, 중계수수료를 벌어들일 수 있다. 한국마사회는 지난해 해외 매출액 387억원을 달성했다. 주요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면 경주마의 가치도 크게 상승한다. 유명 씨수말의 경우 수백억 원대에 거래된다. 3조2000억원으로 파악된 한국의 말산업을 5조원 규모로 키우겠다는 게 한국마사회의 목표다.

현명관 한국마사회장은 “외국에서는 국제적인 경마대회가 열리면 국민들은 축제를 즐긴다. 그러나 한국에선 경마가 사행사업으로 분류돼 각종 규제를 받는다”며 “경마에 대한 인식을 바꿔 국민의 사랑을 받는 레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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