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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이 내집 정원…힘 세지는 ‘숲세권’ 아파트

중앙일보 2016.09.07 00:01 경제 6면 지면보기
경기 의정부시 직동공원 안에 들어서는 ‘의정부 롯데캐슬골드파크’ 아파트는 지난 3월 청약에서 1681가구 모집에 8536명이 접수해 평균 5.08대 1로 1순위 마감했다. 새로 조성되는 86만여㎡ 규모의 직동공원 안에 들어서 반영구적인 녹지 조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 부각됐다.

예산 없어 수십년 방치된 공원부지
민간에 시설 짓게하고 개발권 부여
이달 분양 의정부 추동공원 눈길
전국 28곳서 동일 방식 개발 추진

직동공원은 1954년 공원시설로 지정됐지만 사업비 부족으로 60여 년 간 부지의 80% 가량이 개발되지 못한 채 방치된 곳이다. 그러다 지난해 민간 사업자가 공원을 조성하고 그 안에 아파트를 함께 짓는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추진되면서 지지부진하던 공원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공원조성 비용 등으로 인해 사업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지만 입지와 자연환경을 찾는 수요가 몰려 분양 흥행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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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공원 특례제도는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 땅 일부에 아파트와 상가를 짓는 대신 나머지를 공원으로 조성해 자치단체에 기부하도록 한 사업이다. 사업비 부족으로 장기간 방치된 미집행 도시공원 용지의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가 2009년 5월 도입했다. 이번에 분양하는 추동공원도 1954년 근린공원 용지로 결정된 후 약 60여년 간 사업비 부족으로 개발되지 못하고 있던 곳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런 10년 이상 장기미집행 공원용지가 전국 4억4200만㎡에 달한다.

민간공원 조성 특례사업으로 진행되는 아파트 단지 입주민은 도심에서는 느끼기 어려운 쾌적한 자연환경을 누릴 수 있다. 새로 조성되는 공원 안에 들어서기 때문에 공원 조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최근 분양시장에서 ‘숲세권’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기며 자연환경을 강조한 아파트가 늘고 있는 가운데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올 들어 민간공원 특례사업 적용 단지들이 속속 분양에 나서고 있다. 이달에는 의정부 추동공원 안에 들어설 ‘e편한세상 추동공원’(1561가구)과 ‘힐스테이트 추동파크’(1773가구)가 분양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 공급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각 지자체 조사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서 28개의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추진 중이다. 인천시가 11개로 가장 많고 충북 청주시(8개), 대전시(4개), 경기도(3개) 등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인천시의 5개 사업과 청주시 4개 사업, 강원도 원주시 중앙공원 등이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 상태다. 이들은 행정절차를 거친 뒤 2018년께 공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늘어난 것은 공원용지 개발을 서둘러야 하는 지자체의 사정 때문이다.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미집행 도시계획시설은 2020년 7월 일제히 효력을 잃는다. 이에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공원을 조성하려는 지자체가 늘었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정부의 공공택지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도심 내 부지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다. 또 정부는 지난해 민간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고 사업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기부채납 비율을 80%에서 70%로 낮췄다. 전체 공원용지 중 최대 30% 땅에 아파트와 상가를 지을 수 있다. 또 대상 공원 면적을 10만㎡에서 5만㎡로 변경했다. 도심에서 가까운 중소형 공원을 포함하기 위해서다. 그만큼 좋은 입지에서 많은 물량의 아파트가 나올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숲세권’ 아파트를 찾는 트렌드의 영향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에 대한 관심도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힐링 트렌드로 최근 녹지 인근 아파트는 가격 상승률이 높아지고 있다”며 “민간공원 특례사업 단지가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거주자 입장에서는 따져봐야 할 것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센터장은 “공원에서 개최되는 행사 등으로 인해 소음이나 사생활침해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분양을 받으려면 공원 시설이나 단지 배치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함승민 기자 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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