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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잊지 말자' 주유영수증 화제…"너무 정치적" 반발도

중앙일보 2016.09.01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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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주유소에서 발행하는 카드 영수증. [사진=김준희 기자]

'세월호를 잊지 말자. 친일파를 처단하자'는 문구가 적힌 주유영수증을 발행하는 주유소가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셀프주유소인 전북 전주시 대성동의 H주유소에선 고객이 직접 차량에 기름을 넣고 카드로 결제하면 주유기에서 해당 문구가 적힌 영수증이 출력된다. 최근 이 주유소를 이용한 고객이 트위터에 '전주 어느 주유소의 영수증'이란 제목과 함께 영수증 사진을 올리자 누리꾼들이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에 퍼나르며 화제가 됐다. 댓글도 "사이다급 촌철살인" "장사할 줄 아시는 분" "개념 탑재 주유소" "애국자 인정합니다" "풀뿌리 민주주의 자존심" 같은 반응이 대다수다. 일부에선 "저렇게 하면 친일파놈들이 와서 깽판칠까봐 걱정" "누군가에게는 빨갱이 소리 들을 소리네요" 등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올라온다.

H주유소는 세월호 침몰 사고가 일어난 2014년 중순부터 주유영수증 아래쪽에 해당 문구를 집어넣었다. 세월호 수습 과정을 지켜보며 답답함을 느꼈던 주유소 대표 문모(54)씨가 고안했다.

문씨는 1일 "자기 돈 들여 시내 가로등과 전봇대에 플래카드를 거는 사람들에 비하면 (주유영수증 문구는) 아주 작고 소극적인 표현"이라며 "젊었을 때는 정의를 외쳤지만 지금은 가족을 건사하기도 벅찬 필부(匹夫)가 하소연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너무 정치적"이라는 반발도 나온다. 문씨는 "왜 이런 정치적인 문구를 적었느냐며 영수증을 보란 듯이 찢어버리거나 구겨서 던지는 손님도 적지 않다"고 했다. 그는 "세월호 문제와 친일파 청산은 대한민국의 가장 핵심적인 이슈"라며 "정치적 사견이 들어갈 사안이 아닌데 '좌냐 우냐'를 따지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전주=김준희 기자 kim.ju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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