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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프로골퍼 생활 은퇴하고 지도자로…찰리 위 "이제부턴 위창수 코치로 불러주세요"

중앙일보 2016.09.01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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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를 선언한 PGA 한인골퍼 찰리 위(44)가 1일(한국시간) TPC발렌시아 골프장에서 지도자로서의 새 인생계획을 밝히고 있다.

베테랑 한인골퍼 찰리 위(44ㆍ한국명 위창수)가 21년간의 프로 생활을 마감하고 지도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 위정호(71)ㆍ김성복(64)씨의 2남1녀중 장남으로 케일린(10)ㆍ조슈아(6) 두 남매를 둔 LA출신의 찰리 위는 최근 은퇴를 선언하고 한인타운 35마일 서북쪽에 위치한 TPC발렌시아 골프장(26550 Heritage View Lane, Santa Clarita, CA 91381)의 티칭 프로로 변신했다.

UC버클리 졸업후 PGA 준우승 5차례
TPC발렌시아서 ‘스택&틸트’ 스윙 전수

10살때인 1982년 부모님을 따라 이민온뒤 한인타운내 8가-윌튼의 초등학교를 다닌 찰리 위는 다우니 중학교ㆍ웨스트 레이크 고교를 거쳐 네바다대 르노 캠퍼스에서 UC버클리로 전학, 심리학을 전공했다. 어린 시절 야구선수를 꿈꾸었지만 우연히 부친을 따라 방문한 골프샵에 설치된 네트를 보고 야구 방망이처럼 휘두르며 볼을 맞히는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이후 방과후 혼자 버스를 타고 인도어 연습장에서 연습에 몰두하며 루즈벨트ㆍ그리피스 파크 윌슨 코스에서 실전을 돌았다. “80년대 후반 여자 아마추어 대회를 휩쓸며 전성기를 누리던 펄 신의 기사를 읽고 찾아가 여러모로 도움을 받았다”고 회고한 그는 짦지않은 프로생활 기간 유럽투어ㆍ한국-일본 등 아시아 투어ㆍ미국 PGA 무대를 경험하는동안 정신적 스트레스가 극심했다고 밝혔다. 특히 연습때 완벽하던 퍼팅 실력이 최근 실전에서 자주 빗나가며 두달전 바바솔 챔피언십 4라운드 4번홀에서 어이없는 3퍼팅을 저지른뒤 “이젠 됐다”며 떠날 결심을 굳혔다고 털어놓았다.

아디다스ㆍ테일러메이드의 후원을 받고 1000만달러에 육박하는 상금 등 어림잡아 그린 안팎에서 2000만달러 가량을 번 찰리 위는 “젊은 시절 정신적 멘토가 없어 아쉬웠다. 만약 조언자가 있었더라면 더 큰 성공을 거두었을 것”이라고 되돌아보았다.

대회때마다 40명이 넘는 한인선수가 뛰는 LPGA의 후배들 활약이 놀랍다고 말한 그는 “PGA 역시 골프대국 일본조차 마쯔야마 히데키 한사람만 남은 상황에서 4~5명 한인 후배들의 경이적인 플레이에 감탄하고 있다. 시설과 환경이 미국보다 못한 대한민국에서 건너온 순국산 플레이어들의 기량이 뛰어나며 모두들 착한 성품을 지녔다”며 칭찬했다.

해외투어에서는 여러번 정상에 등극했지만 유독 PGA에서는 준우승만 5차례 거두며 무관에 그친 찰리는 최경주 선배로부터 “우승하려면 운도 따라야 하는데 너는 불운한 케이스”란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US오픈 28위, PGA 챔피언십 8위가 그의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이다.

“톱텐에만 들어도 거액이 보장되는 PGA에서 골프를 직업으로만 생각하며 나도 모르게 우승 욕심이 다소 약해진 것 같다”고 분석한 찰리 위는 4년전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베이힐에서 열린 아놀드 파머 대회에서 타이거 우즈와 같이 라운드했으며 “앞으로도 자주 만나 라운드하자”는 말을 주고받았다고 회상했다.

가장 기뻤던 순간은 2004년 남가주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에서 ’지옥의 레이스‘로 불린 퀄리파잉 토너먼트(일명 Q스쿨) 최종 6라운드 마지막홀에서 3m짜리 어려운 훅라이 퍼팅을 성공, 꿈에 그리던 PGA 풀시드 카드를 확보했을때였다. 또 2005년 존 디어 클래식에서 남자대회에 참가한 미셸 위가 다가와 “같은 위씨인데 이름을 써달라”고 한뒤 “한자가 다르니 친척지간은 아니다”고 말한 에피소드도 전했다.

이제까지 홀인원은 연습때 두차례 9번 아이언으로, 알바트로스는 로스 세라노스 남코스 4번홀에서 기록했다. 그러나 연습때 1.5m 거리에서 100차례 연속 집어넣었던 신기의 퍼팅이 입스 현상 등으로 2년전부터 20위권에서 150위권으로 추락하며 슬럼프에 빠졌다. 특히 공식경기에서 퍼팅이 홀컵도 스치지 않는 부진으로 자신감을 상실했다고 한다.

“나이 탓인지 이해 못할 실수가 발생하고 근력운동을 젊은 시절보다 더 많이 하는데도 스윙 스피드가 줄어 거리도 줄었다”고 진단한 그는 샌퍼난도 밸리에 오래 거주하다 현재 포터랜치로 옮겼다. 아직 영주권자로 미국으로의 귀화를 고려하지 않을만큼 한인 긍지가 남다르다. 지난달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태극기를 달고 출전하는 것이 마지막 소망이었다. 북가주 나파 밸리산 적포도주를 즐기고 야구ㆍ골프를 좋아하는 아들을 스포츠맨으로 적극 밀어줄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선수에서 지도자로 변신한 찰리 위는 TPC발렌시아에서 시간당 250달러의 교습비로 지구촌 곳곳을 누빈 자신의 경험을 전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레슨비가 적지 않은 이유에 대해 “프로에서 챔피언을 지향하는 진짜 재목을 키우겠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단순한 스파르타식 훈련보다 한번의 스윙도 생각하며 올바른 자세에 기반을 둔 ’스마트 레슨‘을 강조할 생각이란다. 특히 스택&틸트(stack&tilt)로 불리는 ’라인업 정렬후 피봇자세의 기울기 스윙‘은 그만의 독특한 포즈로 유명하다. “스키가 굉장한 취미인데 지난 10년간 가본적도 없다”고 밝힌 찰리 위는 LA 다저스의 광팬이기도 하다.

찰리 위는 “한인 골프팬들의 오랜 성원에 감사드리며 비록 현장은 떠났지만 앞으로 지도자로 또다른 인생을 시작하는만큼 변함없이 따뜻한 관심을 부탁드린다”며 회견을 끝마쳤다.

LA중앙일보=봉화식 기자 bong.hwashik@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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