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송희영 계좌추적, 박수환 일한 동륭실업 수색

중앙일보 2016.09.01 02:41 종합 3면 지면보기
기사 이미지

송희영

검찰이 조선일보 송희영(62) 전 주필을 출국금지하고 본격 수사에 착수했다. 송 전 주필의 계좌와 통신내역도 추적 중이다. “송 전 주필이 2012년 고재호(61·구속)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2012~2015년)의 연임을 청와대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했다”는 취지의 추가 폭로가 나오고 송 전 주필이 낸 사표가 수리된 지 하루 만이다.

송 전 주필 출금, 가족 계좌도 추적
대우조선·KDB 사외이사 맡았던
형 송희준은 정부3.0위원장 사퇴
박씨 거래처 4~5곳 첫 압수수색
효성가 ‘형제의 난’ 벌어졌을 때
박씨는 조현문 대표의 홍보총괄
당시 김준규·우병우가 변론 맡아

대우조선 경영 비리를 수사 중인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송 전 주필을 출국금지하고 지금까지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한 전면 조사에 들어갔다. 수사의 핵심은 송 전 주필이 대우조선 남상태(66·구속 기소) 전 사장의 연임 로비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다. 송 전 주필은 2011년 9월 대우조선으로부터 ‘이탈리아·그리스 호화 여행’을 제공받고 그 대가로 우호적인 사설과 칼럼을 써준 혐의를 받고 있다.

대우조선이 경영난에 시달린 시기였지만 이 여행엔 10인승 호화 전세기(8900만원)와 호화 요트(하루 임대비 3340만원)가 동원됐다. 검찰은 이때 여행에 동승한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 박수환(58·여·구속)씨가 송 전 주필과 ‘수상한 돈 거래’를 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박씨는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 등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기업들로부터 일감을 따내고 남 전 사장의 연임을 위해 정·관계에 로비를 벌인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을 받고 있다.
기사 이미지

검찰이 31일 압수수색한 서울 종로구 효제동 동륭실업 사무실. 박수환 뉴스커뮤니케이션스 대표는 2013년 효성그룹 ‘형제의 난’ 때 이곳 대표였던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부사장 측으로부터 홍보업무 대행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사실상 소송에 관여해 변호사법을 위반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사진 강정현 기자]

검찰은 남 전 사장이 대우그룹 본사 지하 중식당에서 수년간 박씨, 송 전 주필 등과 정기모임을 해온 단서를 포착해 여기서 연임 청탁이 오갔는지를 조사 중이다. 또 두사람 간 ‘경제적 유착’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은 박씨가 송 전 주필의 동생(55)이 대표로 있는 가족회사 F사에 감사로 등재돼 있음을 확인했다. 이 회사는 2004년 인터넷과 모바일 사업, 명품 수출입 등을 목적으로 설립돼 2012년 말 청산했다. 이 같은 관계로 봤을 때 박씨가 남 전 사장 로비를 위해 받은 26억원(2009~2011년 홍보대행비 명목) 중 일부가 송 전 주필에게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검찰은 송 전 주필과 가족 등 주변 계좌를 폭넓게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송 전 주필의 배우자가 2009년 8월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거행된 쌍둥이배 명명식 참석 때 금으로 도금된 도끼를 선물로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해 확인 중이다. 송 전 주필의 형인 송희준 이화여대 교수가 2009∼2013년 대우조선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으로 재직한 것에 대한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2013~2014년 KDB생명 사외이사를 맡았던 송 교수는 31일 정부3.0추진위원장직에서 사퇴했다.
기사 이미지
이와 동시에 이날 특별수사단은 박씨에게 홍보대행·자문용역 등을 발주한 동륭실업과 KB금융지주, SC제일은행 등 기업 4~5곳을 압수수색했다. 홍보계약서, 컨설팅 의견서와 금융 거래 자료 등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검찰은 이들 기업이 뉴스컴에 홍보대행·용역비 명목으로 최소 수억원에서 10억원씩을 준 것으로 보고 외부의 압력으로 과다 지급한 부분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이 중 동륭실업은 효성가(家) 차남인 조현문 전 부사장(47)이 대표로 있던 회사로, 박씨는 2013년 조 전 부사장 측을 위해 2년간 언론홍보 총괄을 맡았다. 이곳 임원(기타 비상무이사)으로도 재직했다. 이 시기는 효성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형제의 난’이 벌어졌던 때다. 당시 조 전 부사장 측의 변론은 우병우(49) 청와대 민정수석과 김준규(61) 전 검찰총장이 맡았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박씨가 사실상 소송 전략을 수립하고 변호인단 추천 등의 활동에 깊숙이 개입했는지, 그게 변호사법 위반에 해당하는지도 조사한다.
 
글=윤호진·현일훈 기자 yoongoon@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