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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폭침 주역 김영철도 지방서 혁명화 처벌받고 복귀

중앙일보 2016.09.01 02:26 종합 6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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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왼쪽에서 둘째)이 지난 2월 평양에서 열린 당 중앙위, 당 인민군위원회 연합회의를 지도하고 있다. 당시 주석단에는 교통사고로 사망한 김양건 당 비서의 후임으로 정찰총국장에서 통일전선부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붉은 원)이 인민복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사진 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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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 통전부장(左), 김용진 교육부총리(右)

평양 권력의 핵심부에 공포정치 바람이 불어닥쳤다.

“김영철, 권세 부리고 이권 집착 소문”
한 달간 혁명 교육, 다시 중용 가능성
최휘 선전1부부장도 지방 보내 교육
“김용진 교육부총리, 자세불량” 총살
당·군 이어 전문관료까지 길들이기
엘리트 잇단 망명에 초강경 대응

북한이 내각 교육부총리 김용진(63·전 교육상)을 지난 7월 처형했고, 대남 관계를 총괄하는 김영철(70) 통일전선부장을 역시 7월 중순부터 한 달간 지방 농장에 보내 혁명화 교육이란 처벌을 받게 한 뒤 지난달 복귀시켰다고 통일부가 31일 밝혔다.

혁명화 교육은 고위 간부를 지방 농장이나 공장 등으로 보내는 처벌이다. 지난해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도 혁명화 교육을 받고 복귀했다고 한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숙청과 관련해) 여러 언론 보도가 있었는데, 정부가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해 확인한 사실”이라며 북한 교육상이 회의 에서 졸았다는 이유로 공개 처형됐다는 본지 보도를 공식 확인했다. <본지 8월 30일자 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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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휘 선전 1부부장

정 대변인은 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인 최휘(61)도 지난 5월 말 이후 지방에서 혁명화 교육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핵실험과 미사일 시험발사 등 군사 도발에 치중하던 김정은(32)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처형’과 ‘혁명화’로 간부들에 대한 단속에 다시 나섰다.

최근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태영호 공사의 탈북·망명과 엘리트 세력의 잇단 이탈에 초강경 카드를 다시 꺼내 든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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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천안함 폭침’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하고 있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에게 혁명화 조치를 내린 게 눈에 띈다. 그가 처벌을 받았다는 건 이번에 새로 밝혀진 사실이다.

군부 대남통인 그는 김정은의 후계자 시절인 2009년 대남공작 총책인 정찰총국장을 맡았다. 지난해 12월 사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의 후임을 맡아 대남정책을 주도하는 등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다. 정부 관계자는 “김영철은 무리하게 당 통전부 권한 확장을 추진하는 등 권력 남용이 원인이 돼 처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때 통전부 산하 대남 전위기구에 불과하던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가급 기구’로 격상시켰다. 김광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위원은 “군 출신인 김영철이 노동당 사업에 잘 적응 못한 것 같다”며 “지나치게 관료적인 태도로 권세를 부리고 이권 챙기기에도 집착했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었다”고 전했다.

다만 혁명화 기간이 한 달 정도로 짧다는 점에서 김정은이 김영철을 여전히 대남 부문에 중용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부 관계자는 “기사회생한 김영철이 충성심을 과시해야 할 상황이란 점에서 향후 대남 강경노선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김용진 부총리의 경우 처형이라는 극단적 수단으로 간부들을 길들이는 김정은식 통치술이 군부와 당 간부에서 내각전문관료로까지 확대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용진의 처형 이유에 대해 익명을 원한 정부 관계자는 “지난 6월 29일 최고인민회의 단상 밑에 앉아 있었는데 회의에서 졸았는지 안경을 닦았는지, 자세 불량을 지적받은 것이 발단이 됐다”며 “보위부 조사를 받은 결과 반당(反黨)·반혁명 분자, 현대판 종파 분자로 낙인이 찍혀 총살당했다”고 말했다.

김용진은 김일성종합대학 부총장을 역임한 뒤 2009년 교육상에 임명됐다. 2012년 1월 부총리로 승진해 교육·과학 분야를 맡아왔다. 이을설·김양건·강석주 국가장의위원회 위원 명단에도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김정은이 그에게 씌운 반당·반혁명 죄목은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당시 국방위 부위원장)을 처형할 때와 같다. 여기에 ‘개인이나 종파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현대판 종파 분자’라는 굴레가 추가된 것이다.

대북 소식통은 “김용진의 부인은 물론 결혼한 두 아들과 가족들까지 지방으로 추방됐다”고 전했다. 정보 당국은 교육상 외에 내각의 농업상 처형 첩보에 대해서도 추가 확인 중에 있다.

김정은이 회의 때 졸거나 말대꾸했다는 등의 트집을 잡아 끝내 처형을 가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의 경우 졸음을 참지 못한 장면이 TV에 중계됐다가 지난해 4월 공개 처형됐다.

김광진 연구위원은 “김정은 스스로 ‘어린 나를 무시한다’는 감정에 사로잡혀 불손하거나 조는 등의 행위를 하면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짧은 후계 수업 등으로 인해 경륜 있는 고위 관료들과의 신뢰나 인간적 유대관계를 쌓지 못한 것도 이유일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정영태 전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일은 충성하는 주요 보직자나 측근들에게는 평생을 보장받을 수 있는 신임을 줬으나 김정은은 다르다”고 했다.

실제 김정은은 권력을 잡은 첫해인 2012년 3명의 간부를 처형했다. 이듬해에는 30여 명으로 크게 늘었고 2014년 40명, 지난해에는 60명에 이르는 것으로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정영태 전 선임연구위원은 “간부들이 당장은 공포정치에 숨을 죽이겠지만 체제 내부의 불만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영종 통일전문기자, 전수진 기자 yj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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