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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내가 C형간염? 감염돼도 증상 없어…50% 이상이 간경화·간암 진행 뒤 알아

중앙일보 2016.09.01 01:30 종합 2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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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모(67·여)씨는 최근 다리가 붓고 배가 불러오고 눈이 노래져 병원을 찾았다가 C형간염으로 인한 간경화와 간암 초기 진단을 받았다. 감염 시기는 20~30년 전으로 추정됐다. 그동안 특별한 증상이 없어 C형간염인지 알 수 없었다. 홍씨는 수혈을 받은 적도 없다. 누구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C형간염에 걸릴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의원급 병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C형간염 집단감염처럼 병원이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등 병원의 과실로도 감염될 수 있다.

바이러스 보균자 혈액 통해 전염
비위생적 문신·정맥주사도 문제
85%가 만성화…31만 명 감염 추정
초기에 바이러스 없애는 게 중요
약국서 파는 ‘검진 키트’도 나와
건보 검진 때 감염 검사 의무화를

국내 간암의 70%가량은 B형간염 바이러스, 20%가량은 C형간염 바이러스에서 각각 기인한다. C형간염은 B형과 마찬가지로 주로 감염자의 혈액에 의해 전염된다. 1992년 이전에는 수혈 등으로 많이 발생했지만 최근엔 허가받지 않은 침시술·부황, 비위생적인 문신·피어싱, 정맥주사 약물 남용 등의 경로로 전염된다. 드물지만 성적인 접촉이나 감염된 산모가 아이를 낳은 경우도 전염된다. 모유 수유나 식사, 가벼운 키스 등을 포함한 일상적인 접촉으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C형간염에 걸린 국민은 전체의 0.6%(올 7월 인구수 기준 약 31만 명)로 추정된다. 이 중 자신이 병에 걸렸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34.9%(2009년 국립암센터 조사)다. 지난달 26일 보건복지부가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명연(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C형간염 관리대책’을 보면 C형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는 4만5000~7만 명(2013~2015년)이다. 최대 26만5000명 중 상당수는 C형간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C형간염 항체 보유자 중 70%는 증상이 없어 자신이 감염됐다는 사실조차 모르다가 20~30년 뒤에 간경화나 간암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일부 환자에게만 피로감·열감·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감염자의 50% 이상은 간경변으로 악화한 뒤에야 병을 자각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C형간염의 만성화율은 최대 85%다. 만성 C형간염 환자의 25% 정도는 3~25년 안에 간경변증 상태로 진행된다. 간경변증이 되면 매년 환자의 4~5%가 말기 간질환 상태로 악화된다. 이 가운데 매년 2~3%는 간암으로 병이 커진다. 일단 만성화되면 간경화·간암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에 6개월마다 주기적으로 진료를 받으며 병이 악화되지 않는지 관리하는 것이 필수다. 최문석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C형간염에 감염됐다면 초기 섬유화가 진행되기 전에 바이러스를 없애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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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B형의 경우 예방 백신이 있지만 C형은 아직 없다. 진단은 혈액검사로 C형간염 바이러스 항체를 검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항체 검사는 보험 적용이 돼 의원급 병원에서 1만여원으로 가능하다. 결과가 양성으로 나오면 현재 C형간염 바이러스가 활동 중이거나 과거에 앓았다가 나아서 혈액에 항체가 남아 있음을 뜻한다.

5만여원 하는 RNA 검사를 추가로 진행하면 치료가 필요한지를 파악할 수 있다. 간염·간경변증·간암 등 간질환의 심각성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복부초음파 검사나 간조직 검사가 필요하다.

급할 때는 구강점막을 떼어 C형간염 바이러스를 검사하는 키트를 약국이나 온라인에서 살 수 있다. 가격은 5만원 선. 결과는 정확한 편이다. 임영석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그러나 “C형감염 진단 기준은 혈액검사이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병원에 가서 혈액검사를 하는 것이 정석”이라고 조언한다.

C형간염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대표적 방법은 주사제인 인터페론과 경구약제인 리바비린을 병용하는 것이었다. 최근에는 소발디·하보니 등 완치율이 90% 이상인 경구약제가 주로 사용된다. 유전자형에 따라 3개월에서 1년 정도 치료를 받는다. 건강보험이 적용돼 가장 비싼 하보니의 본인부담금이 최대 750만원이다. 본인부담상한제까지 적용되면 최대 506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C형간염은 아직 법정감염병이 아니다. 감염 여부를 검사할 때도 일부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임영석 교수는 “건강보험공단에서 2년에 한 번 건강검진을 진행하지만, C형간염 검사는 포함돼 있지 않아 치료받지 못하는 환자가 많다. 하루빨리 건강보험이 모든 C형간염 검사에 적용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C형간염 걱정되는데

이불·식기 같이 써도 되지만
손톱깎이·칫솔은 감염 위험
연인·부부 검사 같이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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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간염에 걸린 사람의 면도기를 썼다면 C형간염에 걸릴까.

꼭 그렇지는 않다. C형간염 바이러스는 생존력이 낮아 면도기를 한 번 썼을 때 전염될 위험은 2% 내외다. 보균자의 혈액이 묻은 기구에 피부를 긁히더라도 전염 위험은 거의 비슷하다고 한다. 물론 반복적으로 면도기를 썼거나 오염된 기구에 자주 노출되면 위험도가 높아진다. 면도 후 비누로 세안을 했더라도 C형간염 바이러스는 남아 있으며 바이러스가 몸 안에 들어오면 2주 후에 항체가 형성된다.

손톱깎이·칫솔 등 생활도구는 따로 쓰는 게 좋다. 혈액을 통해 전염될 수 있어서다. 수건 등에도 혈액이 묻었다면 조심해야 한다. 혈액이 묻지 않았다면 옷을 같이 입거나 이불·변기·식기 등을 함께 사용하는 건 무방하다. 기침으로는 전염되지 않지만 가급적 부부나 연인은 꼭 검사를 받아야 한다. 드물지만 성행위를 통해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C형간염 치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없다. 다만 술과 생약제제는 피해야 한다. 특히 음주는 간 기능을 악화시키고 간암 발생을 촉진한다. 독성으로 간에 부담을 줄 수 있는 약이 많아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만 복용해야 한다.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도 자제해야 한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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