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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동남아 차 생산기지에 거점 세웠다

중앙일보 2016.09.01 00:01 경제 4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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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태국 아마타시티 공단에서 열린 포스코의 자동차 강판공장 준공식에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가운데)과 타나삭 파티마프라곤 태국 부총리(오른쪽 셋째)가 테이프를 자르고 있다. [사진 포스코]

두루마리 휴지처럼 둘둘 말린 열연강판이 세라믹 아연 팟(pot)으로 빨려 들어간다. 이어 에어 나이프가 강판 위에 입혀진 아연 막을 세밀하게 깎아낸다. 포스코가 31일 준공한 태국 라용주(州) 프루악댕 아마타시티 산업단지 내 자동차강판 공장(CGL·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은 역동적인 기계음으로 가득했다. 폭80cm, 무게 10t의 롤을 완성하는데 20분 남짓 걸렸다. 현장 품질관리 담당자인 포스코 박윤균(36) 부장은 “도금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t당 600달러에 달하는 고급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태국에 연 45만t 강판공장 준공
해외 직접 진출해 성장동력 찾기

포스코가 태국에 거점을 마련하고 동남아 시장을 집중 공략한다. 앞으로 아마타시티 공장에선 연간 45만t의 자동차,가전제품용 강판이 생산된다.

권오준(66) 포스코 회장은 이날 준공식에 앞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국내에선 철강으로 성장은 불가능하다.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강력한 자동차 생산국인 태국을 거점으로 포스코의 발전 방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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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아마타시티 공단 공장 전경. [사진 포스코]

2104년 9월 착공한 포스코 태국 CGL 공장엔 3억 달러가 투입됐다. 약 25만1200㎡(7만6000평) 부지에 세워진 이 시설에서 만들어지는 자동차강판은 태국에 생산시설을 둔 일본 도요타와 닛산, 미국 포드 등의 자동차사에 공급될 예정이다.

자체 자동차사는 없지만 태국은 연간 자동차 200만 대, 동남아 차량 생산의 절반을 점유한만 동남아 최대 자동차 생산 기지다.

게다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중국 상하이자동차가 진출해 내년부터 20만 대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60년대부터 태국 투자를 해 온 일본 자동차사도 지속적으로 설비를 확대하고 있다. 2020년께 최대 280만 대 규모로 클 전망이다. 소득(1인당 GDP 5940 달러)에 비해 자동차에 투자를 많이 하는 태국인들의 성향도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강판 공급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해 대외 의존도가 높다. 2013년 일본 JFE와 신일철주금(NSSMC)이 각각 40만t과 36만t 규모의 자동차 강판 공장을 준공해 가동 중이지만 여전히 물량이 부족하다. 지난 1998년 가전강판 공장을 세우며 태국에 진출한 포스코가 투자를 결정한 이유다.

현재 포스코를 비롯해 세계 철강 업계는 공급 초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90년대 이후 무섭게 몸집을 불리며 철강재 가격을 낮춰온 온 중국 허베이 강철(세계 2위) 등도 예외는 아니다. 바오산 강철(5위)과 우한강철(11위)은 지난해 말부터 인수합병을 통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더군다나 중국 철강재 수출을 견제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포스코 등 한국산까지 덩달아 관세 폭탄을 맞는 등 위기다.녹록치 않은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자동차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이다.

권 회장은 ”현재 세계 9억 대에 달하는 자동차는 10년 뒤 10% 가량 늘어날 것이고 포스코는 이 시장을 놓칠 수 없다“고 말했다.

태국 공장 가동으로 포스코의 자동차용 강판 해외 생산능력은 연 225만t(전체 900만t)으로 증가했다. 2018년까지 1000만t 판매 체제를 완성할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 외에도 기가 스틸(첨단 고강도 강재)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이날 포스코 CGL공장 준공식엔 타나삭 파티마프라곤 태국 부총리, 솜삭 수완수자릿 라용 주지사, 노광일 주태국대사, 자동차 업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프루악댕(태국)=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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