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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차이 제자와 사랑 연기…어려보이려고 피부관리 좀 했죠”

중앙일보 2016.08.29 01:01 종합 21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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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HB엔터테인먼트]

지난주 종영한 SBS 의학로맨스 ‘닥터스’는 여러 모로 발견의 드라마였다. ‘깡패 출신’ 의사 유혜정 역의 박신혜는 액션 연기는 기본, 남자 주인공과의 남다른 호흡으로 ‘케미 여신’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미워할 수 없는 ‘엄친딸’ 진서우를 맡은 이성경은 주연배우 반열에 올라섰고, 정윤도 역의 윤균상을 비롯 김민석·백성현 등 의국 식구들도 각기 다른 매력을 선사했다. 올림픽 기간 임에도 시청률 20% 선을 넘어서며 크게 선전한 드라마는 동시간대 수지, 김우빈 커플의 ‘함부로 애틋하게’도 가볍게 밀어냈다.

종영 드라마 ‘닥터스’ 흥행 주역
먼저 캐스팅 된 박신혜가 추천
안 해봤던 의사 역이라 선택
어두운 역할은 실제로도 힘들어
로맨틱 코미디 또 하고 싶다

이 예상밖 흥행의 중심에 돌아온 ‘로코 (로맨틱 코미디) 킹’ 김래원(35)이 있다. 유혜정의 여고 시절 담임이자, 훗날 대학병원 의사로 재회하는 홍지홍 역을 맡아 부담스러울 수 있는 사제간 로맨스를 깔끔하게 풀어냈다. 유혜정과 재회하는 장면에서 “결혼했니? 애인 있니? 됐다 그럼” 같은 ‘닭살스러운’ 멘트를 천연덕스럽게 소화해 여성팬들을 사로잡았다. 상대와의 9살 나이 차이도 가뿐하게 뛰어넘었다.

드라마 ‘옥탑방 고양이’(2003), 영화 ‘어린 신부’(2004) 등으로 로맨틱 코미디에 특화된 청춘스타로 자리매김한 그가, 어느덧 30대 중반이 돼 시청자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는 능숙한 멜로남으로 귀환한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열혈검사로 분한 드라마 ‘펀치’, 조폭으로 나온 영화 ‘강남1970’ 등 선굵은 연기에 주력했던 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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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부담스러울 수도 있는 사제간 로맨스를 깔끔하게 소화해낸 김래원. 여고시절 제자였던 박신혜와 같은 대학병원 의사로 재회한다. [사진 SBS]

26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만난 그는 “로맨틱 코미디를 피했던 건 아니다”라며 “다만 그동안 제안이 들어온 작품들이 매력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먼저 캐스팅이 된 박신혜가 김래원을 추천했고, 의사는 ‘안 해본 직업’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던 그는 흔쾌히 수락했다. 홍지홍은 운신의 폭이 그다지 큰 캐릭터는 아니었다. "결혼했니? … 됐다”라는 명대사를 탄생시킨 헬기씬 역시 대본에는 그저 ‘쭈뼛쭈뼛하게 묻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었다.

하지만 김래원은 “인물의 폭을 넓히고 싶다”는 의견을 냈다. “홍지홍이 기본적으론 다정다감한 인물이지만 그 부분은 상남자처럼 가고 싶어서 바꿔서 해버렸어요. 20대 풋풋한 인턴 시절부터 아버지를 잃은 40대까지 나오는데, 어떤 힘든 일도 밝게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인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수줍게 물어야 했던 이 대사를 그만의 감으로 무심한 듯 툭 던졌고, 그게 통한 것이다.

데뷔 20년차 배우답게 “먼저 배우 입장에서 대본을 읽고 연출자 입장에서 한 번 더 읽는 습관” 덕에 홍지홍 캐릭터는 더 다채로워졌다. 김래원은 “‘옥탑방’이 벌써 13년 전인데 같은 로맨스 연기라도 그때는 밑도 끝도 없이 나를 보여주기 위해 개인기하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알고 하는 연기”라고 자평했다. 오충한 PD는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연구를 많이 해와서 놀랐다”며 “바나나우유를 놓고 가는 것도 대본에 없는 장면이었는데 현장에서 만들 만큼 센스 있는 배우”라고 말했다.

커플 연기의 남다른 호흡에 대해 김래원은 “둘 다 상대한테 배려를 많이 하고 맞추려 하는 편이기 때문에 호흡이 좋을 수밖에 없다”며 “서로 자기가 돋보이는데 급급하지 않았는데, 박신혜 양이 나이는 어려도 멀리 보고 똑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9살이라는 나이 차이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면서도 “어려 보이기 위해 피부 관리를 하긴 했다”며 웃었다.

“한동안 어둡고 무거운 역할을 맡으면 실제로 그렇게 되서 많이 힘들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좋은 영향을 미치는 배우가 되고 싶어졌다”는 그는 “로맨틱 코미디는 제 스스로 가장 자신있는 분야고 저만이 보여줄 수 있는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 드라마로 너무 큰 사랑을 받았고, 원래 이런 말 정말 잘 안 하는데 로맨틱 코미디를 또 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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