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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자 반정부 시위'한 에티오피아 마라토너, 귀국 안 해…미국 망명설

중앙일보 2016.08.24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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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을 건 X자 반정부 세리머니로 유명해진 에티오피아의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 [뉴시스]



‘목숨을 건 반정부 세리머니’로 유명해진 에티오피아의 마라토너 페이사 릴레사(26)가 아직 에티오피아로 돌아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AFP 통신, 뉴욕타임즈 등에 따르면 24일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공항에 확인한 결과 릴레사가 에티오피아 대표팀이 탄 비행기에 탑승하지 않았다.

에티오피아의 대표팀 관계자도 대표선수 환영 행사에서 릴레사를 전혀 언급하지 않았고, 그와 관련된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릴레사는 리우올림픽 마라톤 피니시라인을 통과할 때, 또 시상식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뒤 두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X자를 그렸다. 에티오피아 오로미아 지역 출신인 릴레사는 이 곳에서 반정부 시위를 하다 주민 1000여명이 경찰의 강경 진압에 죽거나 투옥된 데 대한 저항의 의미로 이런 행동을 했다고 밝혔다.

세리머니 후 릴레사는 “나는 이제 에티오피아로 가면 죽거나 감옥에 갇힌다”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세리머니의 반향이 커지자 릴레사를 영웅으로 대접하겠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는 이번 올림픽에서 릴레사의 은메달 1개를 포함해 메달 총 8개(금1ㆍ은2ㆍ동5)를 목에 걸었다. 올림픽 참가 선수 규모 대비 메달 순위로는 아제르바이잔에 이어 2위다.

하지만 릴레사는 신변의 위협 등을 이유로 망명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는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면 좋을 게 없다고 조언하는 사람이 많다”며 “릴레사가 에티오피아로 돌아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릴레사의 에이전트 측 입장을 보도했다.

릴레사의 미국 망명설에 대해 미국 정부는 “미국은 ‘자신의 의견을 평화적으로 표현할 권리’를 전 세계 정부가 존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구체적 언급은 피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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