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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급을 명 받았습니다"…별을 단 펭귄 닐스 올라프

중앙일보 2016.08.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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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스 올라프 경이 준장 진급식에서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를 사열하고 있다. [에든버러 동물원]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의 닐스 올라프(Nils Olav) 경이 준장으로 승진했다고 영국의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런데 올라프 경은 사람이 아니다. 펭귄이다. 정확히 말하면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든버러 동물원에 살고 있는 임금펭귄(King Penguin)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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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에든버러 동물원]

영국 언론에 따르면 당일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 50명이 그의 진급식에 참석해 진급을 축하했다. 올라프 경은 오른쪽 날개에 별을 단 채 차려 자세로 도열한 근위대 앞을 근엄한 걸음걸이로 사열했다.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는 올헤 에든버러에서 열리는 전세계 군악대 공연 경연인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Royal Edinburgh Military Tattoo)’에 참가했다.
 
스코틀랜드 왕립 동물원 협회의 바버라 스미스는 “매우 자랑스러운 순간이며, 스코틀랜드와 노르웨이의 긴밀한 협력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영국의 펭귄이 어떻게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의 마스코트가 됐을까?

사연은 이렇다. 노르웨이의 탐험가 아문센은 1911년 남극점에 최초로 도달했다. 1913년 에든버러 동물원이 문을 열자 노르웨이는 그 기념으로 임금펭귄 한 마리를 선물로 줬다.

기증 사실은 묻혀지다 1961년 다시 떠올랐다. 당시 노르웨이 왕실 근위대가 에든버러 밀리터리 타투에 처음 출전했다. 근위대의 닐스 에겔리엔 중위가 에든버러의 임금펭귄 사연을 듣게 된 것이다.

닐스 중위는 당시 노르웨이 국왕 올라프 5세에게 펭귄을 근위대 마스코트로 삼게 해달라고 청원했다. 1972년 왕이 윤허하자 마스코트의 이름은 올라프 5세와 닐스 중위를 따 ‘닐스 올라프’가 됐다.

이후 근위대가 에든버러를 방문할 때 마다 올라프는 진급을 계속했다. 74년 일등병 → 82년 병장 → 87년 하사 → 93년 주임상사 → 2005년 대령 → 2016년 준장.

현 노르웨이 국왕인 하랄 5세는 2008년 영국 방문 때 올라프에게 기사작위를 수여했다. 이를 기념해 1.2m 높이의 닐스 올라프 동상이 에든버러 동물원과 노르웨이 오슬로 왕실 근위대 병영에 세워졌다.

이번에 별을 단 올라프는 올라프 3세다. 닐스 1세는 1987년 하사로 진급한 뒤 얼마 안돼 자연사했다. 두 살짜리 임금펭귄이 뒤를 이어 닐스 2세가 됐다. 이번에 준장으로 승진한 닐스 3세는 2세가 죽은 2008년 이후 승계한 펭귄이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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