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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박세리 "선수 때보다 지금의 감동이 더 좋다"

중앙일보 2016.08.21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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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감독 박세리가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과 얼싸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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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끝난 후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 왼쪽부터 양희영, 김세영, 박세리, 전인지.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감독 박세리(39)는 “선수 때보다 지금의 감동이 더 좋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세계 최고의 골퍼로 명성을 떨쳤던 박세리다. '금메달 감독'이 된 그는 박세리는 후배들의 선전에 고마움의 눈물을 흘렸다.

박인비(28·KB금융그룹)는 21일(한국시간) 리우올림픽 여자 골프 최종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뒷바라지를 했던 박 감독은 박인비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기쁨의 눈물을 터뜨렸다.

박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후배들한테 너무 고맙다. 부담을 많이 갖고 경기를 했는데 고맙게도 잘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한국 선수는 박인비와 양희영(27·PNS창호), 김세영(23·미래에셋), 전인지(22·하이트진로) 총 4명이다. 양희영은 공동 4위를 차지했고, 전인지는 공동 13위를 했다. 김세영 역시 공동 25위로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박세리 감독은 "선수들이 올해 초부터 올림픽에 큰 부담을 안고 다들 노력했다"며 "결과를 떠나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다치지만 말고 잘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선수들을 보면서 가슴 졸인 적이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없었다. 다들 베테랑들"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메달을 꼭 따야한다는 부담을 최대한 덜어주려면 편하게 대해줘야 한다는 생각만 했다"며 "나도 선수였기에 마음을 알겠더라. 조언보다는 최대한 편하게 해주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맨발로 샷을 날리는 장면으로 전 국민에게 감동을 줬던 18년 전 US오픈 우승 때의 감동과 지금을 비교해달라는 요청에 박 감독은 "선수 때는 우승 생각을 했는데 이번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의 감동이 제일 좋다"며 활짝 웃었다.

선수들을 위해 손수 요리를 해줬던 박 감독은 "후배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웃었다.

감독으로 후배들을 이끈 박세리는 골프 여자부 경기가 열리기 일주일 전 리우로 가서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골프장 인근에 숙소를 마련해 선수들과 함께 지내며 먹거리와 잠자리 등을 손수 챙겼다.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을 것을 고려해 된장찌개와 제육볶음 등 선수들이 평소 즐겨먹는 한식 위주로 마련했다.

이를 두고 대표팀 막내인 전인지는 "엄마보다 더 신경을 많이 써 주신다"고 말했다. 대회 기간 아버지와 함께 지낸 김세영은 "아버지가 음식을 만들어 주시는데 박 감독님이 너무 그립다"고도 했다.

박세리는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도 도움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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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라운드 때 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양희영은 박세리로부터 '스윙 때 다리가 많이 움직인다'는 지적을 받은 뒤 2라운드에서는 6언더파 65타를 치며 초반 부진을 딛고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박세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

박혜민 기자 park.hy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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