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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운드 환율 조마조마

중앙선데이 2016.08.21 02:12 493호 31면 지면보기
한국에 사는 영국인으로서 나는 요즘 파운드화 환율 변동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 어렵게 번 원화를 영국 파운드화로 바꿔 본국에 송금하기에 가장 적당한 시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맘때 파운드당 1900원 하던 것이 지금은 1400원대로 떨어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인한 불확실성으로 빚어진 일이다. 지난 6월 23일 치러진 국민투표로 브렉시트가 결정된 데 대해 나와 같은 해외 주재 영국인들은 마음이 몹시 불편하다. 지난 두 달 사이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영국의 운명은 여전히 불확실하다.



신임 총리 테리사 메이는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서두르지 않고 있다. 더 많이 준비할수록 영국인에게 더 좋은 결과를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일부 영국 언론 매체들은 메이 정부가 내년 10월까지 협상 시작을 미룰 수 있다고 보도한다. 그 이후에도 2년 더 협상을 해야 비로소 영국의 EU 탈퇴 준비가 끝날 것이다.


외국인의 눈

그동안 해외주재 영국인들은 멀리서 영국 경제가 휘청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봐야 한다. 우리들처럼 이런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시장 또한 휘청거리고 있다. 한국의 영국인 친구들은 국민투표 후 “실망스럽다”, “영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이 약해진다”, “이해가 안 된다”, “불확실하다”고 개탄하고 있다.



주변의 스코틀랜드 친구들은 스코틀랜드가 독립하면 돌아가겠다고 말한다. 외국에 사는 민족주의적 성향의 스코틀랜드인들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다시 해야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잉글랜드인 다수의 찬성으로 결정된 브렉시트는 스코틀랜드인들로 하여금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에 찬성하도록 만들 수도 있다.



지금 상황에서 스코틀랜드인인 나는 브렉시트로 여러 가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스코틀랜드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다면 스코틀랜드의 화폐와 경제는 어떻게 될까. EU는 독립한 스코틀랜드를 회원국으로 받아들일까.



지금으로서는 지켜볼 수밖에 없다. 영국이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 투자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다. 불확실성은 자산가치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영국 정치인들이 EU 탈퇴 협상을 잘해서 우리가 돌아갈 만한 영국을 만들기를 기대해 본다.



많은 영국인들이 한국에 거주하며 일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충분히 있다. 그들은 다이내믹한 아시아 국가에서 새로운 문화와 접하고 있으며 취업 기회도 갖고 있다.



 



커스티 테일러코리안리서치?인스티튜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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