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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은 '신사임당' 어디로?…5만원권 회수율 절반

중앙일보 2016.08.19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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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에 유통 중인 지폐 10장 중 3장은 5만원권이라는데, 왜 내 지갑엔 한 장도 없는 걸까?

누런색 바탕에 인자한 미소를 짓고 있는 신사임당의 얼굴.

발행된 지폐 10장 중 3장 5만원권
10장 중 5장은 회수 안 되고 '실종'
재산은닉 등 '지하경제' 유입 추정

지갑 속에 몇 장 있으면 마음이 든든해진다.

만 원짜리 다섯 장보다 5만원권 한 장이 더 값지게 느껴지는 건 단지 부피가 작다는 편리함 때문만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귀하다는 희소성이 한 몫 한다.

하지만 5만원권은 그리 귀한 화폐가 아니다.

한국은행이 발행하는 화폐들 중에서 가장 흔한 지폐다.

적어도 한국은행의 통계로 보면 그렇다.

1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화폐발행잔액 91조9265억 원 중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76.6%다. 동전을 제외하면 시중에 유통 중인 전체 지폐 중 78.7%(금액 기준)가 5만원권이다.

1만원권과 5000원권, 1000원권 발행잔액은 감소 추세지만 5만원권만 발행량이 늘고 있다.

장수를 기준으로 하면 5만원권은 지난달 말 14억900만 장으로 전체 지폐 발행잔액(47억9300만 장)의 29.4%를 차지했다.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지폐 10장 중 3장은 5만원권인 셈이다.

그 흔한 5만원권 왜 내 눈에는 안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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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이 찾아낸 고액 체납자의 가방 안에서 5만원권을 비롯한 고액 화폐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유가 있다. 어딘가에 꼭꼭 숨은 5만원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5만원권의 회수율은 50.7%에 그쳤다.

절반 정도가 사라졌다는 말이다.

지난 2009년 5만원권 발행이 시작된 초기의 회수율은 40%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4년에는 25.8%까지 낮아졌다가 지난해 40.1%로 높아지는 추세다.

하지만 여전히 다른 지폐의 회수율에는 크게 못 미친다. 1만원권은 111.2%이고, 5000원권 93.5%, 1000원권 94.7% 등 시중에 풀린 돈은 거의 대부분 유통을 거쳐 한국은행으로 돌아오고 있다.

5만원권이 '지하경제'로 흘러 들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1만원권보다 부피가 작고 추적 당하기 십상인 수표보다 활용할 방법이 많다는 장점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진 추정에 그칠 뿐이다. 한국은행은 5만원권의 지하경제 유입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을 아직까지 내놓지 못하고 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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