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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도 시원한 도청 건물, 지하 200m ‘지열 시스템’ 덕분

중앙일보 2016.08.19 01:26 종합 21면 지면보기
전기요금 ‘폭탄시대’. 하지만 안동 경북도청 신청사는 항상 시원하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 속에 건물이 그렇게 넓은 데도 말이다.

본청 7개층 냉·난방 비용 76% 감당
산자부 기준 넘겨 26~27도 가능
한달 전기료 7600만원 절약하는 셈
반영구적…10년 뒤 초기비용 상쇄

세금으로 전기 요금을 내니 아까운 줄 모르고 냉방해서일까.

경북도는 올해 안동 신청사로 옮긴 이후부터 폭염에도 냉방비를 걱정하지 않는다.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바로 신청사에 새로 구축한 지열 냉·난방 시스템 덕분이다.

경북도의 지열 시스템은 청사 냉·난방비의 76%를 감당한다. 말하자면 공짜인 지열로 청사 냉방의 8할 가까이를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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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도청 신청사 지하 2층에 설치된 지열 배관. 이 지열로 신청사의 지하부터 5층까지 냉방한다.

이 비율은 최근 신축된 전국 관공서의 지열 냉방 분담률 중 단연 1위다. 충남도청은 9%, 정부세종청사는 35%, 서울시청도 52.9%에 그친다.

경북도는 어떻게 지열 냉방에 착안했을까.

산업자원부 고시의 ‘공공기관 에너지 이용 합리화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사무실 냉방 온도는 28도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예외는 있다. 비(非)전기식, 즉 신재생에너지의 비율이 60% 이상이면 2도를 완화할 수 있다. 신재생에너지 장려책이다.

그래서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가장 효율적인 것을 찾아 나섰다. 풍력·지열·태양열 등을 놓고 청사의 규모와 안정적인 공급, 또 초기 투자비용 등을 따졌다. 결론은 지열이었다. 지열은 바람이나 햇볕 등 날씨에 좌우되지 않고 수명도 한 번 시스템을 구축하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점이 있다면 초기 투자비용이 과도한 점이었다.

경북도는 청사 전체 건축비 3175억원 중 86억원을 지열 시스템 구축에 할애하기로 결정했다. 이 투자비로는 전체 사무실 중 76%만을 해결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본청 7개 층 중 지하부터 5층까지만 지열로 냉방하고 6∼7층은 전기로 해결한다. 그래도 산자부의 비전기식 기준 60%를 넘겨 실내 온도는 2도 내린 26∼27도를 맞추고 있다. 도청이 다른 공공기관보다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신청사의 지열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에너지는 전기로 환산하면 한 달에 약 81만5000㎾. 전기 요금으로 계산하면 약 7600만원이다. 지열이 공짜여서 이만큼을 아끼는 셈이 된다. 이석호 경북도 청사관리계장은 “이 시스템을 앞으로 10년쯤 운영하면 초기 투자비용을 상쇄하는 것은 물론 그후부터는 말 그대로 공짜가 된다”고 설명했다.

지열은 지하 200m에서 항상 일정한 온도(15도±3도)를 유지한다. 여름에는 냉방, 겨울에는 난방으로 이용이 가능한 원리다.

도청이 채택한 지열 시스템은 지름 150㎜ 구멍을 200m 깊이로 뚫은 뒤 지름 30㎜의 U자형 관을 묻었다. 이렇게 510개의 지하공이 신청사의 주차장과 뒤편 등 3곳에 설치돼 있다. 여기서 모아진 지열은 지상 히트 펌프에서 8도로 더 낮춰진 뒤 공조기를 통해 사무실로 공급된다. 최종 26∼27도의 찬 바람이 나오는 과정이다.

신청사는 지열 이외에 태양열·태양광·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사용률이 30%에 달한다. 또 사무실엔 100%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돼 에너지 사용량을 줄인 친환경 관공서이기도 하다.

송의호 기자 ye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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