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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기자 김성룡의 사각사각] ‘아아’냐 ‘뜨아’냐 그것이 문제로다

중앙일보 2016.08.19 00:06 Week& 2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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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는 뭐고 ‘뜨아’는 뭐냐고요? ‘아아’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뜨아’는 뜨거운 아메리카노의 줄임말입니다. 고속 터미널을 ‘고터’, 시아버지를 ‘#G’라고 부르는 것처럼 뭐든 줄여 부르기 좋아하는 한국인이 만들어 낸 신조어죠.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마시는 게 일상이 된 요즘, 커피 집 앞에서 한 번쯤은 ‘아아’와 ‘뜨아’ 사이에서 고민해 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연일 폭염으로 푹푹 찌는 날씨엔 ‘아아’가 제격이겠지만 전 일 년 열두 달 오직 ‘뜨아’만을 고집합니다. 커피는 맛도 맛이지만 향으로 마시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아아’는 향취가 나지 않아 진정한 커피 맛을 느끼기엔 한계가 있습니다. 또 시간이 지날수록 얼음이 녹아 끝 맛이 싱거워지기도 하죠. 오히려 ‘뜨아’는 아주 뜨거울 때보다 조금씩 식어가면서 그 향과 맛이 더 진해지기도 합니다. 폭염 특보가 한창이던 며칠 전 역시나 ‘뜨아’를 주문하고 뚜껑을 열었습니다. 물방울이 맺힌 컵 안쪽 면이 땀을 뻘뻘 흘리며 웃고 있는 제 모습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참, ‘뜨아’를 마실 때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뚜껑은 꼭 열고 드시라는 겁니다. 컵에 뚫린 작은 구멍으로 홀짝홀짝 마시는 것보다 더 깊은 커피의 향과 맛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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