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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파원J]카를로스의 고백 "한국 맥주는 별로, 맥주는 브라질"

중앙일보 2016.08.19 00:03
톡파원J 윤호진 기자입니다.
 
브라질에 오기 전 이곳 출장을 왔던 선후배 동료들로부터 꼭 현지 맥주를 먹으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한 동기는 "형, 보헤미안 맥주를 꼭 드셔~"라고 카톡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리우에 와보니 정말 브라질은 맥주 천국이더군요. '세계 3대 미항' 코바카바나와 세련된 젊은이들에게 각광받는 이파네마·레블론 해변 등 거리를 따라 난 야외 음식점엔 전부 맥주 브랜드가 큼지막하게 걸려 있습니다.
 
 
한 차례 소개드린 '브라질 길거리 음식'에서도 브라질산 캔 맥주는 빠지지 않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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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서 맥주를 파는 브라질 노점상인. 김기연 대학생 기자

브라질엔 어떤 맥주들이 있고 맛은 어떨까요? 마트에 가서 좀 모아봤습니다.
 
브라질 국민들에게 가장 사랑 받고 널리 판매되는 맥주는 '스콜(SKOL)'입니다. 상표명 'O(오)'가 화살표 모양으로 표시돼있는데 '속에서 부드럽게 넘어간다'는 표시라고 하네요. 톡파원J의 주관적인 입맛으로는 가벼운 맛이었습니다. 맥아의 진한 맛보다 가볍게 탄산만 느끼며 쭈욱~ 넘기는 느낌~ 가격은 350ml 1캔에 9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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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진열된 브라질 맥주 스콜(Skol). 김기연 대학생 기자

브라마(BRAHMA) 맥주는 캔 맥주보다 생맥주로 더 잘 팔리는 듯 합니다. 펍(pub)에 들어가면 이 브랜드는 주로 '드래프트(생맥주·draft)'라는 표시가 돼있더라고요. 이것도 맛은 가볍습니다. 생맥주라 그런지 '스콜'보다 더 부드럽고 크리미(creamy)한 느낌도 있었고요. 가격은 스콜과 같습니다. 350ml 1캔에 90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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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진열된 브라질 맥주 브라마(Brahma). 김기연 대학생 기자

그리고 90년대 초반에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브랜드 '앤타크티카(antarctica·남극)'입니다. 이것 역시 가벼운 맛입니다. 가격은 350ml 1캔에 96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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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진열된 브라질 맥주 앤타크티카(Antarctica). 김기연 대학생 기자

그리고 톡파원J의 동기가 먹어보라 했던 '보헤미안(bohemian)' 맥주. 이도 역시 특별한 맛은 느낄 수 없었습니다. 가격은 350ml 1캔에 930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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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트에 진열된 브라질 맥주 보헤미아(Bohemia). 김기연 대학생 기자

이게 모두 브라질 자체 브랜드냐고요? 네 맞습니다. 우리로 치면 카스, 하이트, 클라우드 같은 것들입니다. 그런데 톡파원J가 죄다 "맛이 다 가볍다"고 말했죠. '브랜드별로 맛의 차이가 없냐'는 질문이 나올 것 같습니다.
 
제가 느끼기엔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맛이 없는 건 아니지만 모두 '밀X 라이트'같은 느낌?!! 맛이라는 게 주관적이긴 하지만 그렇게 틀린 분석은 아닌 것 같습니다.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 자격으로 리우에 온 비정상회담의 브라질 훈남 카를로스 고리토는 "브라질 맥주는 가볍다. 끝맛이 쓰지 않다. 중국 맥주 '양꼬치엔 칭xx와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솔직히 한국 맥주는 뒤에 쓴맛이 나서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하더군요.(전 브라질 맥주가 너무 가벼워서 풍미가 느껴지지 않은 게 싫었는데 말입니다~^^)
 
위에 언급한 브라질 맥주 브랜드들 보면 캔이나 병위에 대부분 '세르베자 필센(cerveja pilsen·필스너 맥주'라고 적혀 있습니다. 맥주 종류로 치면 '필스너'라는 것이죠. 우리가 대부분 '라거'를 먹는 것처럼 여기선 '필스너'류가 대세인 듯합니다. 그래서 더 가벼운 맛도 많이 나는 것이고요.
 
그리고 인터넷 검색을 하다 보니 브라질 맥주의 싱겁고 가벼운 맛의 비밀을 또 알아냈습니다.
 
바로 맥아 함유량이 엄청나게 낮다는 점입니다. 브라질에서는 맥아 함유량이 50%만 넘으면 맥주로 등록이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맥주의 45% 정도가 옥수수로 채워진다고 합니다. "맥아 함유량이 적어 우리나라 맥주는 맛없다"는 말이 있었는데 브라질 맥주는 어찌 보면 그보다 더한 '옥수수 맥주'였던 셈입니다.
 
브라질은 미국, 중국에 이어 세계 3대 맥주시장이라고 합니다. 연간 140억 리터를 생산하고 국민 1명이 1년에 60리터를 먹는다고 합니다. 미국(84리터), 독일(117리터), 영국(100리터)보다는 적습니다만 맥주 사랑이 대단한 것이죠.
 
또 하나 브라질이 맥주 천국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다. 브라질의 최고 부호는 조르지 파울루 레망(76)이라는 사람인데, 이 분이 바로 양조업자입니다. 브라질 브랜드 스콜, 앤타크티카 등은 물론 버드와이저, 호가든, 코로나, 스텔라 아르투아, 심지어 한국의 오비맥주도 소유하고 있습니다. 네, 이분이 세계 최대맥주회사 에이비(AB) 인베브의 지배주주입니다. 이전엔 올림픽까지 출전한 잘 나가는 테니스 선수였다고 하니 엄청난 재주를 타고 태어난 사람인 것 같습니다.
 
톡파원J가 리우에 오기 전 동료들이 이구동성 "브라질 맥주 꼭 먹어봐"라고 했던 이유를 이제 아시겠죠? ^^
 
◇리우 취재팀=윤호진ㆍ박린ㆍ김지한ㆍ김원 중앙일보 기자, 피주영 일간스포츠 기자, 이지연 JTBC골프 기자, 김기연 대학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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