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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대신 내주고 3억5000만원 줄게” 중국 항공업계, 외국 조종사 러브콜

중앙일보 2016.08.19 00:01 경제 2면 지면보기
중국 항공사들이 외국인 기장 모시기에 혈안이다. 우리 돈 3억~4억원에 달하는 고연봉이 유인책이다.

앞으로 20년 간 25만명 부족 예상
한국·미국·멕시코서 많이 넘어가

1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은 여행 인구와 여객기 이용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자국 조종사가 턱없이 부족해 고액의 연봉을 제시하며 외국인 기장을 영입하고 있다. 전 유나이티드에어라인 기장인 자코모 팔롬보의 경우 최근 칭다오항공과 쓰촨항공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다. 양측 모두 연봉 30만~32만 달러(약 3억5000만원)에 소득세도 회사가 부담하겠다고 했다. 이는 브라질이나 러시아 항공사의 4배, 미국 델타항공 기장의 평균 연봉인 20만9000달러보다도 1억원 이상 많은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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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항공기 제조사인 에어버스그룹에 따르면 중국의 항공교통량은 향후 20년 동안 약 4배 증가할 전망이다. 최근 5년간 중국 항공사는 55% 늘어났고 여객기도 2650대를 넘어섰다.

보잉사는 2035년까지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추가로 필요한 여객기 조종사 수가 24만8000명으로 세계 1위라고 내다봤다. 해외 인지도가 거의 없는 중국의 지역 항공사들이 커지는 시장을 놓치지 않기 위해 ‘유일한 수단’인 고연봉을 앞세워 외국에서 조종사를 조달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정부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 기장 중엔 한국과 미국, 멕시코 출신이 가장 많다.

실제 국토교통부의 ‘국내 조종사 인력유출 현황과 문제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의 한국인 조종사 퇴사자는 2013년 111명에서 2015년 1~7월 138명으로 증가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중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현직 한국인 기장 A씨는 “중국에서 3억~4억 연봉을 제안받는 건 사실이지만 그 조건으로 혹독한 근무시간을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동의도 없이 자회사로 보내버리거나 다른 기종 시험을 보게 한 뒤 탈락하면 퇴사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마닐라 소재 항공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근무환경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중국행을 원하는 외국 조종사들은 많지 않다”고 전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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