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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운호 로비’ 현관 연루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중앙일보 2016.08.16 19:21 종합 30면 지면보기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전방위 로비 수사가 법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현직 부장판사의 금품 수수 의혹이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른바 ‘정운호 게이트’가 과연 어디까지 번질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정 전 대표에게서 외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를 샀던 인천지법 김모 부장판사가 차 값을 돌려받은 단서를 잡고 수사 중이다. 의혹 내용은 김 부장판사가 2014년 정 전 대표에게 차량 구매 대금으로 당시 시세에 크게 못 미치는 5000만원가량을 입금했으나 이후 병원장 이모(구속)씨를 통해 이 돈을 돌려받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 전 대표 돈이 실제로 김 부장판사에게 전달됐는지 조사한 뒤 김 부장판사를 소환할 계획이다. 김 부장판사는 정 전 대표 등과 베트남 여행을 다녀왔고, 딸이 네이처리퍼블릭에서 후원하는 미인대회에서 입상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인에게서 외제차를 사고 차 값을 되돌려 받았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대가성을 부인하기는 힘들 것이다. 현직 법관의 금품 수수 의혹은 법원 재판에 대한 국민 신뢰를 뿌리부터 흔들 수 있는 사안이다. 검찰은 의혹 전반을 철저히 조사해 법대로 처리해야 할 것이다.

또 하나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은 현직 검사 관련 의혹이다. 검찰은 지난 6월 정 전 대표와 그의 변호인이었던 홍만표 전 검사장을 구속 기소했으나 현직 검사 로비 의혹은 규명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정 전 대표로부터 2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관을 재판에 넘긴 것이 전부다. 더욱이 정 전 대표 등 변호나 ‘몰래 변론’을 해 온 홍 전 검사장 수사 과정에서 담당 검사 연루 의혹이 불거졌으나 서면 조사 등 겉핥기에 그쳤다.

판사도, 검사도 수사에서 예외일 수 없다. 오히려 더 엄격하게 다뤄야 한다. 검찰이 현직 검사 의혹에 대해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면 ‘판사 손보기’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전관을 넘어 현관(現官) 수사가 투명하게 진행되는지를 끝까지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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