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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부 성추행 폭로한 김포공항 비정규직, 폭염 속 108배 시위

중앙일보 2016.08.16 18:57

폭염 경보가 내려진 16일 오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

‘비정규직 차별철폐’라고 적힌 빨간색 티셔츠를 입은 여성 40여 명이 아스팔트 위에서 108배를 하고 있었다.

공공비정규직노조 서울경기지부 소속 김포공항 비정규직 노조원들이었다.

이들은 김포공항 용역업체 관리자의 노래방 성추행 등 인권유린 실태를 고발하고, 최저임금 보장 등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손경희 서경지부 강서지회장은 "열악한 근무환경에서 고통받는 미화원들이 사람답게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공항공사는 용역업체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고 최저임금을 보장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 12일 손 지회장은 김포공항 비정규직 파업투쟁 결의대회에서 삭발로 투쟁 의지를 밝혔다. 지난 2월 노조 결성을 추진하자 얼마되지않아 120명이 모였다.

이들은 인권유린 실태에 관한 노조 설문지에 ‘회식 때 나를 자기 무릎에 앉혔다. 어떻게 할 틈도 없이 혓바닥이 입으로 들어왔다.’ ‘노래방에서 가슴에 멍이 들도록 성추행당했다.’ ‘아무렇게나 주무르고 만졌다.’ 등 그간의 설움을 털어놨다. "사람답게 살고싶다"는 게 이 싸움을 시작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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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공항공사 측은 “성희롱 문제는 당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피해 사실이 밝혀지지 않아 종결했다”며 “당사자의 수사기관 고발이나 수사 의뢰가 있으면 협조하겠다”는 입장이다. 낙하산 논란과 관련해서도 “용역업체는 공사의 자회사도 아니기 때문에 해당 업체의 인력 채용과 인사에 대해 개입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손 지회장은 "공항공사가 자신들의 책임을 용역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며 "26일까지 노조와 대화를 하지 않으면 파업에 돌입하겠다"고 말했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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