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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은 게임 오버? 선거분석기관 "선거전은 끝났다"

중앙일보 2016.08.16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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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8일의 미국 대통령 선거는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로 사실상 굳어졌다는 분석이 속속 나오고 있다. 미국의 선거분석기관 업샷은 15일(현지시간) "클린턴이 도널드 트럼프에게 패배할 확률은 프로 미식축구 선수가 20야드(18.3m) 라인에서 골을 넣지 못하는 확률(12%)과 비슷하다"며 '클린턴 대통령 확률'을 88%로 못박았다. "기본적으로 선거전은 끝났다"고 보도했다.

폴리티코도 이날 "다음주까지도 트럼프가 역전에 성공하지 못하면 클린턴 승리 가능성은 90%"라고 보도했다. 1952년 이래 16차례의 대선에서 양당 전당대회가 끝난 후 수 주가 지나도록 현재와 같은 지지율 격차(7~8%포인트 이상)가 계속된 경우 승부가 뒤집힌 적이 없었다는 것이다.

갈 곳이 먼 트럼프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반격은커녕 악재만 쌓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는 이날 "트럼프 캠프의 선대위원장인 폴 매너포트가 친 러시아 경향의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전 대통령이 이끌던 정당으로부터 2007~2012년 5년동안 1270만달러(140억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우크라이나 반(反) 부패국이 공개한 야누코비치 측의 비밀 장부에서 매너포트의 이름이 22번이나 등장했다고 NYT는 전했다. 신문은 "매너포트는 야누코비치와 막역한 관계였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측근인 신흥 재벌 올레그 데리파스카와 한때 동업 관계였다"고 보도했다.

매너포트는 즉각 "정치 컨설팅사를 운영하면서 여론조사·정치분석·TV광고 등에 대한 대가로 받은 것인데 NYT가 자신들의 정치적 어젠다(트럼프=친 러시아)에 꿰어 맞추기 위해 또 왜곡했다"고 반박했다. 하지만 캠프 1인자의 러시아 연루 의혹은 트럼프의 잦은 친 러시아 발언과 맞물려 "트럼프에게 외교안보를 맡길 수 있을까"란 불신을 키우고 있다.

이 뿐 아니다. 트럼프가 이날 이탈하는 지지층을 잡아두기 위해 발표한 '반 테러대책 연설' 내용이 또다시 '인종 차별' 논란을 몰고 왔다. 트럼프는 "냉전 기간 우리는 사상을 검사하는 테스트를 했는데, 오늘날 직면한 위협들에 대처하기 위한 새로운 검사 테스트를 개발할 때가 됐다. 나는 그것을 '특단의 심사'라고 부르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사상 검증을 통해 이민 신청자의 입국 허용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뜻이다. 트럼프는 그 대상을 "미국에 악의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들, 이슬람법이 미국법을 대체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라며 다시금 무슬림을 겨냥했다.

보수 성향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사설에서 "트럼프는 다른 사람에 대한 비난을 중단하고 대통령 후보처럼 행동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 후보직을 부통령 후보인 마이크 펜스에게 넘기라"고 촉구했다. WSJ는 "노동절인 9월 5일까지 트럼프가 변화하지 못하면 공화당은 트럼프에 대한 희망을 버리고 상·하원 선거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워싱턴=김현기 특파원 luc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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