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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난 지 3일 된 아기 납치해 17년 키웠다가 결국…

중앙일보 2016.08.16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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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레스테 너스가 갓 태어난 제퍼니를 안고 있는 모습. 셀레스테·모르네(작은 사진) 부부. 태어난 지 3일 만에 실종된 제퍼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순).

출산 3일 만에 아이가 사라졌다면 부모의 심정은 어떨까.

1997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의 한 산부인과에서 생후 3일 된 여아가 사라졌다. 모르네ㆍ셀레스테 너스 부부의 딸이었다. 제퍼니 너스란 이름까지 지었는데 태어난 지 3일 만에 딸의 얼굴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이듬해 제퍼니의 여동생 캐시디가 태어났다. 그러나 모르네ㆍ셀레스테 너스 부부는 매년 제퍼니 생일을 챙기며 실종된 첫 딸에 대한 그리움을 달랬다. 그렇게 17년이 흘렀다.

2014년 캐시디가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친구를 집에 데려왔다. 그런데 캐시디와 너무 닮은 모습에 부부는 깜짝 놀랐다. 꼭 제퍼니 같았다. 아버지인 모르네가 둘을 맥도날드 매장으로 데려가 제퍼니와 꼭 닮은 여학생에게 생일이며 사는 곳, 부모 등에 대해 꼬치꼬치 물었다.

이 여학생은 “부모님이나 친지와 닮지 않아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다. 수천 번 혼자 생각했지만 이유를 찾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캐시디와 닮은 모습에 금세 친구가 됐다고 했다.

모르네는 이 여학생의 동의를 얻어 유전자(DNA) 검사를 했다. 결과는 놀랄만한 것이었다. 모르네ㆍ셀레스테 부부와 DNA가 일치했다. 17년 전 잃어버린 제퍼니였던 것이다.

제퍼니를 납치해 17년이나 몰래 키워온 여성이 체포됐다. 모르네 부부가 사는 곳에서 불과 1.6㎞ 떨어진 곳에 친딸이 살고 있었다. 검찰은 제퍼니를 납치해간 여성에게 15년을 구형했다. 1년 뒤 법원은 이 여성에게 10년 징역형을 선고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가디언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여성은 “모르는 여성이 아기를 데려와 키워달라고 해 키웠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날 선고가 나온 뒤 제퍼니의 어머니 셀레스테는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그는 취재진에게 “17년 간 찾아온 딸을 결국 품에 안게 됐다. 눈물을 멈출 수 없다”고 오열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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