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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대통령이 지시한 대북확성기 사업에도 비리가?…군검찰 압수수색

중앙일보 2016.08.16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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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하기 위해 정부가 지난 해 ‘8.25 합의’ 이후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하기로 한 지난 1월 8일 오전 육군 장병들이 경기 연천군 중부전선에 위치한 대북확성기 위장막을 걷어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 검찰이 대북 확성기 구매 사업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을 포착하고 대대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군 관계자는 15일 “국방부 심리전단 관계자의 사무실과 자택, 납품업체 A사를 최근 동시다발로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최근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로 긴급 추진되던 대북 확성기 확대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가장 확실하고 효과적인 심리전 수단”이라고 대북확성기 사업을 언급해 우리 군도 사업을 확대하는 중이었다.

군 검찰은 사업자 선정에 로비와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이다. 확성기 제작 기술이 부족한 업체를 선정하기 위해 심사 항목을 조작하는 등의 비리 의혹이 있다는 것이다.

앞서 국방부 심리전단은 지난 4월 방위사업청 국방조달시스템에 입찰 공고를 냈다. 그런데 확성기가 아닌 방송용 음향 장비를 주로 생산하던 A사가 선정되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입찰 경쟁사들 사이에서는 “A사가 고출력 원거리 도달 확성기를 제작한 경험이 없는데다 관련 기술도 보유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실제로 지난 달 뒤늦게 실시된 성능 평가에서 A사의 확성기는 요구 성능에 미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확성기가 10㎞ 떨어진 곳에서 들어도 받아 적을 수 있을 정도로 또렷한 가청 성능을 원했는데, A사 제품은 도달거리가 3㎞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군 검찰은 A사의 점수를 높이기 위해 군 관계자들이 '대리점 보유 여부' 등 유리한 항목을 끼워넣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군 검찰은 또 국방부 심리전단이 사업비를 부풀렸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대북 확성기 40대를 도입하는데 180억원대의 예산을 편성하면서 액수가 두 배 가까이 커졌다는 의혹이 신빙성이 있는지 예산 편성 과정을 살펴 볼 방침이다.

대북 확성기 사업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군 기강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북한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우리 군의 전략 자산을 도입하는 사업에 비리 의혹이 포착된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업은 대통령이 직접 지시한 방위사업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월 대국민 담화에서 “전체주의 체제에 대한 가장 강력한 위협은 진실의 힘”이라면서 “정부는 우리 국민의 안위를 지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으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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