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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4년째 전쟁 책임 침묵, 일왕은 “깊은 반성”

중앙일보 2016.08.16 02:44 종합 3면 지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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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도쿄 부도칸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종전 71주년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한 아키히토(明仁) 일왕과 미치코(美智子) 왕비 내외가 전쟁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묵념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바라보고 있다. 아베 총리는 올해도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일본의 가해 책임은 언급하지 않았다. [AP=뉴시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종전(패전) 71주년을 맞아 열린 전몰자추도식에서 4년 연속 일본의 가해(加害) 사실과 이에 대한 반성을 언급하지 않았다. 반면 아키히토(明仁) 일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우파 각료·의원들 야스쿠니 참배
정부 “아베 공물료 봉납, 깊은 우려”

아베 총리는 도쿄 일본부도칸(武道館)에서 열린 추도식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앞으로도 이 결연한 맹세를 관철하고 역사와 겸허하게 마주하면서 세계의 평화와 번영에 공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역대 총리가 밝혀온 아시아 여러 나라에 대한 가해의 사실과 이에 대한 ‘깊은 반성’에 대해서는 2012년 총리 취임 후 열린 세 차례 패전일 추도식 때와 마찬가지로 이날도 생략했다. 또 역대 총리가 써온 ‘부전(不戰)의 맹세’라는 용어를 피하고 부전의 결의만 강조했다.

아키히토 일왕은 이날 “과거를 돌이켜보며 깊은 반성과 함께 앞으로 전쟁의 참화가 다시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아키히토 일왕의 ‘깊은 반성’ 언급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아키히토 일왕이 지난 8일 생전 퇴위 의향을 밝힌 이후 공개활동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아베 총리는 추도식에 앞서 자민당 총재 자격으로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사비로 공물료를 냈다. 아베 총리가 참배하지 않은 것은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의 반발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각료 중에는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총무상과 마루카와 다마요(丸川珠代) 올림픽 담당상이 참배했다. 다카이치는 패전일 등에 야스쿠니 참배를 계속해온 우파 정치인이다. 이마무라 마사히로(今村雅弘) 부흥상은 11일 참배했다. 지지통신은 “‘모두 야스쿠니 신사에 참배하는 의원 모임’ 소속 국회의원 약 70명이 이날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일본 정부 및 의회의 책임 있는 정치 지도자들이 일본의 침략전쟁 역사를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공물료를 봉납하고 참배를 강행한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서울=유지혜 기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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